셀트리온, 칵테일 항체치료제로 델타 넘어 오미크론 대응 목표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셀트리온(대표 기우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CT-P63)이 글로벌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과 한국 등에서 시판 중인 ‘렉키로나’와 CT-P63를 더한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을 통해 델타 변이를 넘어 오미크론까지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CT-P63의 글로벌 임상 1상 안전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부터 건강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폴란드에서 CT-P63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CT-P63 투여군에서 약물 투여로 인한 이상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과 내약성 및 약동학(PK)이 입증됐다.

셀트리온은 CT-P63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도 확인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CT-P63의 슈도 바이러스 중화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추가로 CT-P63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동물효능시험도 진행해 올해 1분기 내로 결과를 확보할 예정이다.
CT-P63는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앞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주요 변이에서 중화능을 입증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초기부터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총 38개의 중화항체로 구성된 잠재적 칵테일 후보항체 풀을 확보했다. 이 중 32번 후보항체였던 CT-P63의 우수한 중화능을 확인 후 임상1상에 돌입했던 것이다.

셀트리온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치료제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렉키로나'와 함께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우수한 CT-P63을 결합한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경우 보다 광범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내 ‘칵테일 항체치료제’에 대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Inhalon Biopharma)와 협력해 최근 호주에서 약물 투여를 완료한 렉키로나 흡입제형 임상 1상 시험의 결과분석이 완료 시 최대한 서둘러 렉키로나와 CT-P63을 결합한 칵테일 항체 흡입형으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과 임상 디자인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1분기 내 동물 실험을 통해 칵테일 흡입제형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고, 2분기 내에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한 중간 결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후 칵테일 흡입제형의 안전성과 효능을 도출해 규제기관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흡입형은 항체의 주요 작용기전인 스파이크 부위 항원 결합을 통한 바이러스 중화능 뿐 아니라, 흡입된 항체가 호흡기 점막에 들러붙어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걸러주는 ‘트랩핑’ 기전도 함께 갖고 있다.
폐를 통한 항체 전달비율도 정맥주입형에 비해 최대 수백 배 우수한 것으로 보고된다. 흡입제인만큼 주사제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고 더 적은 양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앞으로 코로나19 재택치료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입원환자들에게는 정맥주사형(IV) 렉키로나를 투여하고, 재택환자들에게는 편리하게 흡입형을 제공함으로써 경구용 치료제와 더불어 경제성과 편의성을 갖춘 재택 치료 옵션으로 환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항체치료제 특유의 내약성 측면에서의 강점, 즉 화학 혼합 방식의 치료제 대비 부작용이 훨씬 낮다는 점도 흡입형 치료제의 시장성 확대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외 규제기관으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렉키로나에 이어 개발중인 CT-P63이 임상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오미크론 등 주요 변이에 대한 중화능을 입증했다”며 “동물효능시험을 통해 CT-P63의 오미크론 중화능력을 추가로 확인하고, 렉키로나와 CT-P63을 결합한 칵테일 흡입형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