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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연임 행렬…거수기 여전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3-22 00:00

4대 금융 사외이사 26명 중 22명 연임 전망
작년 이사회 안건 줄줄이 ‘찬성’…견제 약화

▲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KB금융지주(2020.3.20)

▲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KB금융지주(2020.3.20)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이달 말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지만 대부분 연임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거수기 역할만 한 사외이사들을 연임시켜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번주 열릴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대부분을 연임시키는 안건을 상정한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1명 가운데 26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이중 신한금융 사외이사 2명, 하나금융 사외이사 2명 등 총 4명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연임이 불가하다. 나머지 22명은 연임이 유력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일 이사회에서 6년 임기를 채운 박철·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등 2명의 자리를 포함해 총 4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다.

이 중 이용국·최재붕 교수는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새로 주주가 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추천한 후보다.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수는 기존대로 4명으로 유지되나 전체 사외이사 인원수가 10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나면서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사외이사 8명의 임기가 동시에 끝난다. 이 중 6년 임기를 다한 윤성복·차은영 이사를 대신해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2년 임기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박원구·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백태승 등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은 임기 1년으로 재선임된다.

KB금융과 우리금융도 안정을 택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스튜어트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 등 5명을 전원 재추천했다. 임기는 1년이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진하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과 1대 주주 국민연금이 예고했던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은 모두 무산됐다.

우리금융도 사외이사 6명 중 임기가 끝나는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5명을 1년 임기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하나·KB·우리금융의 정기 주총은 오는 26일 열린다.

이 같은 연임 행렬은 코로나19 사태 속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을 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에 대한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총 20회 열린 이사회에서 모든 안건에 ‘찬성’ 또는 ‘특이의견 없음’ 의견을 냈다. 우리금융 역시 14회의 이사회 중 반대 의견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농협금융은 20회, 하나금융은 10회 이사회를 열었지만 반대 의견이 나온 건 각각 한 번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한금융만 16회 이사회 중 반대 또는 보류 의견이 다섯 번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신한금융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이사 전문성이 부족하고,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이사회 구성의 정합성을 제고하라”고 경영유의조치를 내린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인 권호현 변호사는 지난 16일 ‘사모펀드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지주회사 책임 강화 모색 토론회’에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등이 배제되긴 하지만 사외이사의 활동과 선임 과정이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사외이사 결정권이 은행장이나 금융지주사 회장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사 이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위원 대표나 노동조합이 복수로 추천한 후보 가운데 1인이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되도록 하는 방안과 이들이 추천한 위원 1인이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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