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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개인들의 유례없는 주식투자 붐과 한층 높아진 투자 난이도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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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1~12일 코스피지수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12일 코스피지수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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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021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이례적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도 개인투자자들은 11시를 약간 지난 시점에 순매수 규모 1조원을 넘긴 뒤 오후 들어 순매수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전날(11일)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기존 사상 최고 기록을 2배 이상 웃도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가 하락하자 저가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인들의 주식 투자자금은 늘어났다. 하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의 난이도 역시 올라가고 있다.

■ 사상 최대로 늘어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용 자금

2021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시장 일중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긴 날은 이날을 포함해 7거래일 가운데 4일을 차지한다. 이같은 대규모 매수세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주식 투자붐이 일었을 때 개인들의 코스피 순매수가 1조원을 넘었던 날은 모두 16회였다. 상반기 중 7차례, 하반기 중 9차례였다. 2020년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붐은 그 전년과 비교할 때 확연히 드러난다.
2019년 중 개인투자자가 일중 1조원 넘게 순매수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5천억원 이상 순매수한 날도 5월 9일(8,157억원), 10월 2일(5,022억원) 이틀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 전 해인 2018년엔 5월 30일(1조 151억원) 단 하루 개인이 1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결국 2020년부터 개인들의 매수 규모가 대폭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고객예탁금 추이를 보면 잘 드러난다.

현재 고객예탁금 규모는 70조원 수준까지 부풀었지만 작년부터 이 금액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2018년 말 20조원대 초중반 수준이었으며, 2019년말에도 20조원대에서 변동했다. 하지만 2020년엔 예탁금 규모 자체가 한 차원 더 커졌다.

고객예탁금은 2020년 8월엔 50조원대까지 올라온 뒤 이 규모를 유지했다. 이후 11월 들어선 60조원을 넘어섰고, 현재는 70조원 수준까지 더 불어났다.
신용융자 규모도 한 단계 더 커졌다. 2019년말 코스피 4조원, 코스닥 5조원대 초반 수준을 기록했던 신용융자는 2020년말 각각 10조원 근처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코스닥과 코스닥 모두 각각 1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융자 20조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개인들의 주식매수 대기자금, 그리고 빌린 돈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자금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 늘어난 주식 매수용 자금...개인투자자들 확대된 시장 변동성 속에 여태 본적 없는 규모로 매수

전일 코스피시장에서 개인들은 기존의 일중 최고 순매수 규모를 2배 이상 웃도는 엄청난 매수세를 기록했다. 그런 뒤 오늘도 2조원 넘게 순매수 중이다.

최근까지 주식시장이 상승 일변도의 모습을 보이다가 전날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파도가 크게 휘몰아치는 상황에서 개인이 유례없는 규모로 매수한 것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 15분 전일비 114.05(3.62%) 뛴 3,266.23을 기록한 뒤 오후 1시 32분엔 55.99p(1.78%) 빠진 3,096.19로 밀리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소폭(3.73p, 0.12%) 하락한 3,148.45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170.04p에 달할 정도로 변동폭이 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4조 4,921억원을 대거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진입이나 매수세가 얼마나 가열찬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기존의 개인 최대 순매수는 지난 11월 30일 기록한 2조 2,2206억원이었다. 당시는 MSCI 지수 변경 이벤트라는 기술적 요인으로 외국인이 2조 4,378억원 팔자 개인이 대대적인 순매수에 나섰던 때였다.

하지만 전날은 이런 지수 변경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 변동폭이 역대 2번째로 확대되고 대대적인 개인의 순매수가 나타나 최근의 뜨거운 주식 열기가 반영됐다. 개인이 기존 최고치의 두 배 이상을 순매수하자 기관의 순매도는 역대 최대인 3조 7,43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참여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날 코스피 거래량은 44조 4,337억원으로 직전 거래일(8일)의 40조 9,095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들어 고객예탁금 규모가 70조원 수준으로 더 늘어나고 신용거래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개인들의 실탄은 어느 때보다 크게 불어났다.

■ 변동성 커지면서 난이도 올라가는 주식투자...매수만 하면 먹는 장세 탈피

작년 이후 개인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급증했지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기만 하면 먹을 확률이 높았던 장세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대규모로 주식을 사고 있다. 여전히 주식이 싸진(?) 만큼 이 기회에 주식 비중을 확대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일처럼 일중 변동성이 한번 대폭 확대된 뒤엔 조심해야 한다. 가격 급등락이 한번 일어난 뒤엔 투자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최근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들이 평소에 보지 못한 폭으로 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최근 대형주의 이상 급등에 머리칼이 곤두서는 느낌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금융시장을 오래 지켜봐 온 투자자들이나 증권업계에서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 사이에 개인투자자들의 과감한 주식 투자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증권업계에서 25년 가량 일한 A 증권사의 한 간부는 "최근엔 대형주들이 마치 IT붐 때 코스닥 중소형주처럼 움직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이런 일은 지금까지 업계에 있으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나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승자의 독식 등으로 특정 대형주들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많지만 이전에 보지 못한 현상이 주는 긴장감은 만만치 않다.

이 증권맨은 "부자개미 등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금액이 워낙 커진 탓에 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지나친 주식투자 열기는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주식매수자들에게 경계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 변화 가능성이나 제도 변화 등도 대기하고 있다.

우선 미국 연준이 더 이상 쉽게 돈을 더 풀어주지 않는 가운데 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11일 "경제가 일각의 예상보다 좀 더 강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레벨을 한 단계 높인 상태다. 미국 금리는 지난해 12월 1일 0.9% 위로 올라온 뒤 올해 들어 1월 6일 1%를 넘어섰다.

그런 뒤 8일엔 1.1%를 뚫고 올라와 현재는 1%대 중반 근처까지 상승한 상태다. 금리가 레벨을 올릴 때 주식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

국내 당국도 자산가격의 급등을 우려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례없는 아파트값 폭등이 나타났다. 역대 정부는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서울아파트가 2억원 가까이 급등하고(KB국민은행 기준), 주식시장에도 너무 많은 돈이 몰려 금융당국도 긴장하는 상태다. 한국은행 역시 금융안정을 이전보다 더 면밀하게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국은행은 '2021년 통화정책방향'에서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 완화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균형 위험에 한층 유의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정상화되는 공매도 제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고평가된 주식이 늘어난 상황에서 공매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무턱대고 주식을 사는 일은 더욱 위험해진다.

이날 개장전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재개여부와 관련, "최근 공매도 재개여부와 관련해 문의와 다수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시행중인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에서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개선을 마무리 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의지는 한층 뜨거워졌지만, 시장의 난이도 역시 한단계 더 올라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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