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에 내리막을 타면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를 형성했다.
미 신규 확진자가 전일 15만2255명을 기록,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미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시는 학교 폐쇄 가능성을 검토 중이고, 시카고는 30일간 필수업무를 제외한 자택대피 권고를 발동했다는 소식도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몰고 왔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전장보다 317.46포인트(1.08%) 낮아진 2만9,080.1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65포인트(1.00%) 내린 3,537.01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6.84포인트(0.65%) 하락한 1만1,709.59를 나타냈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했다.
미 주식시장 하락에도 달러 강세는 제한됐다.
미 소비지표 부진에 달러인덱스는 하락세를 이어가다 그나마 미 주식시장 조정에 낙폭 일부를 만회했다.
미국의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지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0.1% 올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로도 1.2% 상승하는 데 그치며 예상치 1.3% 상승을 밑돌았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예상치 0.2%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10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로도 1.6% 올라 예상치 1.7% 상승에 미달했다.
여하튼 미 지표 부진에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내린 92.95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보다 강했다. 유로/달러는 0.25% 높아진 1.1807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0.79% 내린 1.31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분기 영국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5.5%로 예상을 밑돈 여파가 컸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오른 6.6188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6286위안 수준이었다.
이처럼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주변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과 하락 요인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백신 개발 기대는 여전히 시장 내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편승해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상승폭 또한 매우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지난밤 사이 글로벌 시장의 가격 변수 움직임보다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위안 환율 움직임이나 국내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 등이 달러/원 가격 결정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오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가 확인될 경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백신 개발 기대는 유효한 상황이나 당분간 코로나19 재확산 악재가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를 자극하며 달러/원 상승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11~1,117원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 악재에 국내 주식시장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과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