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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투자포럼]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부채경제 온다…위험 대응 태도 바꿔야”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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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28 00:00

“부채팽창·재정악화 부담 커질 것”
“자산시장 높은 순환속도 대응해야”

▲ 사진: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저압경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기와 부채, 위험 자산시장이 이미 추가로 확장되는 데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한 투자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위원은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한국금융신문 주최로 열린 ‘2020 한국금융투자포럼 : 코로나 이후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로나 전·후 글로벌 투자환경 변화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김 연구위원은 그간 금융위기의 근본요인이 경기 및 부채팽창에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금리 및 유동성으로 인한 경기확장과 자산시장 과열은 부실 민간부채라는 숙주와 부채담보부채권(CDO)·신용부도스와프(CDS) 등의 뇌관을 만들었고 이는 신용경색과 경기둔화로 이어졌다. 부실해소와 경기회복을 위한 과정에서는 또다시 자산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이번 코로나19발(發) 위기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경기 사이클과 자산시장 과열 사이클에서는 부채를 가장 많이 쥐고 있는 기업이나 국가의 CDS가 가장 취약한 곳”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생각보다 위축돼서 빚을 못 갚는 가계나 기업, 국가가 많이 생길 경우 이번에도 경기와 자산시장을 끌어내리는 트리거는 부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은 이미 시장에 가격이 반영돼있기 때문에 투자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경기 사이클의 연속성 상에서 자산시장 추세가 만들어지는 건 분명하다”며 “경기 사이클은 정보 그 자체가 투자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금리 사이클의 위치를 정하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더라면 지금 세계경기는 어땠을까. 김 연구위원은 “순환적 관점에서 지금 세계경기는 급랭도 없었겠지만 소극적인 정책대응 속에 둔화추세를 이어가고 있었을 것”이라며 “자산시장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약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더라면 주식시장은 지금보다는 훨씬 낮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경우 3000선 밑에서, 코스피 지수도 1800~2000선 정도에서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다”며 “소비 사이클이나 투자 사이클이 더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경기가 추가적으로 위를 뚫고 올라가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 2~3년 전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저압경제 길어진다…증시 변동성 커질 것”

김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을 예측하는 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위축 정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마이너스 성장률로 추락하는 국가의 비중이 2008년과 비슷하다는 것은 지금의 경제충격 강도가 금융위기 때와 버금감을 시사한다”며 “과거 4년 전 수준으로 낮아진 세계수요도 단번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 경기지표가 사이클 극하단에서 평균으로 향해가는 초기 단계로, 본격 확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이익이 그간 경기나 부채 사이클과 밀접했고 통화정책에 후행하는 속성도 어닝 사이클이 시차를 두고 지금보다 약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 같은 수요둔화는 몇몇 국가의 재정 통화정책만으로는 조기에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익이 경기와 따로 갈 수는 없다는 점과 특히 지금 잘 나가는 정보통신(IT) 섹터의 매출이 고용이나 소비 같은 핵심 경기지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글로벌 저수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주식시장에서는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원래의 궤적을 쫓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는 각국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정책대응을 이끌어냈지만 그렇다고 세계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글로벌 저수요 상황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의 경기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사태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압경제는 더 길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시장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고도 남았기 때문에 향후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 연말 정도가 돼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실질 수요가 회복될 것이고 2~3차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오면 그 이후로 실질수요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저수요 국면이 예상보다 길게 진행될 경우 부채 등 위험요인들이 전세계 자산시장과 금융시장을 훨씬 더 집요하고 까다롭게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부채경제가 몰고 올 한계 주목해야”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는 과잉유동성과 주가 강세를 통해 최근 달러 가치를 약세로 만들었지만 미국경제 우위와 유가안정, 세계 불균형과 같은 보다 굵직한 달러강세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시대의 세계경제 불확실성과 근원적인 달러 강세 요인들로 인해 향후 달러는 2011년 이후의 장기 강세 추이를 완만하게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자산 시장에서 보다 확실한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컸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불거진 글로벌 불확실성은 강한 달러와 성장주 주가 랠리로 표출됐다”며 “또한 성장주는 지난해까지 금리하락과 달러강세에 친화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환경을 두고 두 가지를 예고했다. 우선 저금리가 주가를 이끌어 온 힘이 앞으로 더 커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질금리가 더욱 하락할 여지가 적고, 불확실성을 성장주 주가가 이미 상당히 앞당겨 반영했기 때문이다.

부채팽창과 재정악화 부담도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저금리에 의존할수록 부실기업은 부채조정을 미루고, 신용위험도 제어하는 요인이 됐지만 저수요 국면이 길어진다면 한계기업들의 부채조정 압력은 그야말로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중앙은행이 혹시 모를 인플레이션이란 이름의 시한폭탄의 안전장치는 손에 쥐고 있으나 디플레이션에 대한 부양수단과 빚을 많이 진 경제주체나 다른 국가를 구제할 수단은 딱히 없다는 게 문제”라며 “미국도 저압경제가 길어지면 정책수단이 소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채경제의 상황에서 기업과 국가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그간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나 자산 버블 붕괴를 거치면서 부채비율이 단계적으로 상승해왔는데, 그중에서도 다수의 신흥국은 국내총생산(GDP) 10% 이상의 재정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향후 외환불안정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의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간 자산시장은 부채에 의존해서 성장해왔는데, 인플레이션이 올 경우 자산시장의 조정은 과격하게 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조정으로 부채의 비율이 증가한다면 빚을 내서 주식을 사거나 집을 사는 등의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국가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불확실성 더 커져…속도전 필요”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전후의 가장 큰 차이로 자산시장의 변화 속도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의 근본 추세가 바뀌는 건 없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바뀌려고 했던 것이 좀 더 빨리 바뀔 뿐”이라며 “점점 더 밋밋해지는 세계경제, 더욱더 불어나는 과잉유동성, 부채와 저금리에 더 의존하는 각국 경제와 자산시장, 그리고 더 적극성을 띄게 될 기술혁신,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가속화 등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부채, 위험자산시장은 추가 확장되는 데 한계에 달한 반면 기술발전과 같이 확장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세 가지의 성숙요인과 한가지의 성장요인이 서로 충돌하면서 세계 경제는 점점 더 양극화, 불균형화, 왜곡되고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괴리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거대한 유동성이 만들어낸 부채가 자산시장의 부침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자산시장에서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상당히 빠른 자산시장의 변화, 그 사이에서 생기는 불균형과 왜곡의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지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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