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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에 위로 튄 금리...한은 쳐다보다가 외인 매매에 다시 긴장하는 시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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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 공세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내년 예산안과 국채발행 규모가 발표된 뒤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저가 매수를 저울질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매수 심리가 다시 얼어붙고 말았다.

외국인의 3년 선물 순매도가 1만 계약을 훌쩍 넘어가는 등 이들의 매도 공세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는 지난 주 금요일 이후 3일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금요일 3년 선물을 3만 1,453계약, 10년 선물을 1만 1,802계약 순매도했다. 역대 2번째 큰 규모의 매도였다. 이번주 들어서도 이들의 매도는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 1만 2,280계약, 10년 선물을 5,445계약을 순매도했다. 8월 마지막 거래일 이틀간이 외국인 순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년선물이 78%, 10년선물이 89%를 차지할 정도로 컸다.

이후 이날 3선 순매도가 전일 수준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발 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 외국인 매도...코로나와 빚잔치에 대한 한국 우려 평가 등 제기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정부가 대규모 추경과 국채 발행을 발표한 뒤 외국인이 한국의 빚잔치에 대해 불안해 하면서 파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9월 선물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이 대대적으로 물량을 정리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소나기가 언제 끝날지를 보고 있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 셀 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도 8월에 저점을 찍고 급등한 뒤 11월에 반락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올해도 어떻게 될지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금융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한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대대적인 정책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들도 보이는 상황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채 선물 시장 매도가 3년 영역에 집중되면서 약세장을 이끌고 있다"면서 "외국인의 매도는 한국을 비롯해 최근 몇몇 국가들의 코로나 2차 확산이 증가한 데 따른 시장 매력도 저하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 연구원은 "원화 채권이 안전자산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위험회피가 심화될 때 외국인이 원화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경우도 왕왕 보인다"면서 "코로나 2차 확산 추이 및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의 중립수준 도달 여부에 따라 일정부분 매도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시장 약세에 한계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 다시 한은 쳐다보는 시장...추경의 저주라는 말도 나와

외국인 매도 속에 금리가 연일 오르자 다시 한국은행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A 증권사 딜러는 "다시 한은이 단순매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외국인이 파니 어제와 비슷한 그림이 만들어진다. 단기물이라도 단순매입을 해야 할 상황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 총재의 안이한 인식과 4차 추경 속에 외국인 파니 장이 진정되기가 어려운 국면"이라며 "한국만 유독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추경의 저주"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정치권이 너무 쉽게 추경을 생각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게 되면 10조원을 훌쩍 넘는 돈이 들어간다면서 정치권이 나라 곳간을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안정장치도 없이 맘대로 대규모 추경을 거론하는 정치권의 지적 능력에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1.5조원의 한은 단순매입도 한은 입장에선 많다고도 할 수 있지만, 한달 국고채 발행이 13~14조원 나오는 상황에서 이 규모로 개입한다는 게 쓸모없이 카드만 낭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

그는 "만약 한은이 어제 응찰한 4조원을 손해를 보면서 다 사줬더라면 한은의 의지가 확실히 보였을 것"이라며 "한은의 의중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권태용 한은 시장운영팀장은 지난 금요일 장중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이번 단순매입은 시장에 언제라도 개입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대규모의 내년 예산과 국채발행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지금부터 내년까지 200조원이 넘는 발행을 해야 한다면 당국의 대규모 빚내기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은 선별적으로 지급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보였다.

D 은행 관계자는 "이번 4차 추경은 선별적 재난지원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이 여야 모두 재난지원금에 찬성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모두에게 돈 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선별적 재난지원금이 발표되고 나면 장이 안정을 찾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사람들이 단순매입을 기대하지만, 한은이 시장의 아우성에 일일이 답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한은 단순매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일단 시장 금리의 급등세가 제어되기 위해선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가 잦아들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 좁은 박스에 갇혀 있다가 위로 튄 금리...외국인 선택에 긴장

출처: 코스콤 CHECK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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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스왑 금리들도 레벨을 높였다. 5년 테너 등의 금리가 1%를 넘어선 모습이다.

아울러 시장이 불안정하다 보니 본드스왑 스프레드가 좀더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E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어제부터 증권사들 오퍼가 나오면서 본드스왑이 좀 벌어진다"면서 "현물이 밀리다 보니 포지션 정리 물량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오퍼에 포린뱅크 비드로 거래가 꽤 된 듯하다. 오늘도 역외에서도 오전에 오퍼가 나오고 좀 혼재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상당기간 금리가 좁은 레인지에 갇혀 있으면서 변동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한 뒤 최근 금리가 위 쪽으로 튀는 식으로 힘이 작용했다는 진단들도 제기된다.

이 딜러는 "2달 넘게 3년이 80~85에 갖혀 있다보니 사람들이 포지션이나 시장 수급에 대한 고민을 덜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약간 변동성이 커지니까 시장이 속절없이 밀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지션 자체가 다들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0.9%부터 선진입한 저가매수들이 다 물려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매수 여력도 적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레벨 상관없이 기계적인 매도로 나오다 보니 당해낼 장사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선택에 따라 로컬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다들 힘들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주도권을 외국인한테 완전히 내줘서 다들 처분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에 번 게 있어서 좀 버텨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일시적으로 과하게 밀린 부분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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