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공원배 연구원은 "저금리로 자산배분에서 채권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통화완화에 이어 코로나19로 주요국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 하락은 채권의 자본 차익(Capital gain)을 확대시키지만,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채권 자산군의 특성인 낮은 위험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대수익률를 낮추게 된다.
김·공 연구원은 "캐리로 과거의 수익률을 확보하기는 어려워졌고, 제로 전후 수준의 금리가 상승 시 자본 손실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채권 자산군의 기대수익률은 하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자산배분으로 주식 60 : 채권 40의 포트폴리오가 기본적으로 많이 제시됐다. 이 포트폴리오의 과거 15년 연환산 평균 수익률은 6~8%를 기록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해당 수익률을 원하는 자산배분 투자자들은 채권 자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 대체투자 등 추가적인 위험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Callan Associate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을 기준으로 미국 투자자들은 7.5%의 연 수익률(연 6.0% 변동성)을 미국 채권에만 100% 투자해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그러나 "채권의 기대수익률 하락 등으로 2005년에는 7.5% 연수익률(연 8.9% 변동성)을 얻기 위해 채권투자 비중을 52%까지 축소하고 주식 비중 39%, 대체 투자 비중을 9%까지 증가시켜야 해당 수익률 달성이 가능했다" 지적했다.
또 2015년에는 7.5% 수익(연 17.2% 변동성)을 얻기 위해서 채권 비중을 12%까지 줄이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88%까지 확대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저금리 기조에 따른 채권 자산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채권 및 Home Bias를 반영한 한국 국채를 편입한다면, 이는 미국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국내 투자자에게도 채권 자산군의 주요 역할은 글로벌 주식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될 것"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은 원화 투자로 인한 혜택(원화 변동성과 채권은 역의 상관관계)을 받는 편이기 때문에 달러 기준 포트폴리오보다 상대적으로 채권 자산군에 높은 비중을 배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국채의 경우 미국 및 글로벌 주식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임으로써 편입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