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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事色⑪] 인물화, 집에 걸기 어렵다...하지만 돈 된다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기사입력 : 2020-04-17 16:54

[박정수의 미술事色⑪] 인물화, 집에 걸기 어렵다...하지만 돈 된다이미지 확대보기
사람얼굴을 왜 그릴까. 사람얼굴을 그려놓고 예술이라고 말한다. 눈 두 개에 콧구멍 그리고 동그란 입만 그리면 사람모양인줄 다 안다. 보통으로 그릴 수 있는 얼굴이 몇 억씩 간다는데 말이 안 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예술시장이다.

인물화?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남의 얼굴을 내 집에 걸어둘 이유가 없다. 가족 사진 걸 자리도 없는데 모르는 사람 얼굴을 집에 걸어둔다? 그런데도 인물화가 돈 된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살바토르 문디〉

▲레오나르도 다빈치〈살바토르 문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도 인물화인데 2017년에 24억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천억이 넘는 돈으로 낙찰 된 그림이다. 거래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기네스에 올랐다는 <모나리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 중의 하나인 <최후의 만찬>이 다 인물화다.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나 조각 작품인 <다비드>와 <피에타>도 인물이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나 고흐뿐만 아니라 중국의 유명화가들의 비싼 작품들도 인물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빈치〈최후의 만찬〉

세계적으로 거래된 미술품 중 비싸게 거래된 15위권 내에서 젝슨폴록이나 마크로스코를 제외하면 12점이 인물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인물화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한참 전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인물화가 감정가 상위에 속해 있기도 했다. 조선중기의 문신이었던 선무공신 권협(權悏, 1553~1618) 선생의 영정(초상화) 2점이 9억 원의 감정가를 내기도하였다.

인물화의 정의는 무엇일까? 인물화를 왜 그렸을까.
서유럽의 경우 회화의 역사는 인물화와 함께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려지는 인물의 양상이 신격화되어 우상화 되자 이슬람교에서는 인물화를 전면 금지한 일도 있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인본 주의의 영향으로 미켈란젤로(1475~1564),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 라파엘로(1483~1520) 등에 의해 인물화가 많이 그려졌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모나리자」는 회화적 정교함뿐만 아니라 대상 인물의 성격이 지닌 심리적인 측면까지 회화적으로 표현하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 되었다. 17세기 이후 종교화가 많이 그려지는 시기에는 종교적 입장을 대변하는데 인물이 필수적인 것이어서 풍경과 인물을 동격 시 하기 시작한다.

인물화의 종류에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 누군가의 모습의 초상화, 신격화를 위한 종교화, 과거의 역사에 중심으로 사람의 행적을 위한 역사화, 옷 벗은 누드화, 옷 입은 코스튬 등이 있다. 비싼 인물화 그림들은 특정의 누구보다는 당대의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거나 사회변화에 대한 참여의 현장이다. 신의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으로의 변화를 꿰한 모나리자나 1차 세계 대전 이후의 사회상을 담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더 위로 올라가면 세잔이나 고갱의 인물 역시 시대적 사회상을 담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물화는 선사시대에는 기원이나 축원, 삼국시대에는 장묘문화에서 발견되듯이 축제나 사회활동을 위한 인물들, 고려 말에는 사회적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성리학적 견지의 선비도나 문인의 그림들이, 조선에 이르면 성리학과 정신을 위한 영정이나 정치적 견지에서의 인물화가 그려진다. 임진왜란을 전후해서는 김홍도나 신윤복에 의한 사회적 풍속으로서 인물화가 등장한다.

해방을 전후해서는 군집화나 사회적 상황을 담은 그림을 그린 화가들은 북한으로 많이 넘어간다. 사상과 이념에 대한 이해도 없이 상징적이거나 교화(敎化)성이 있으면 빨갱이로 몰던 시대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지니지 않은 고품격(?)의 인물화가 국전을 통해 입성하게 되는 연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사회는 보릿고개와 군사독제 임에도 따뜻한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여인의 모습이나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귀부인이 그림으로 그려진다. 사회적 참여를 저어했던 사회적 분위기였다.

80년대 이후 사회격변기를 겪으면서 민중미술계열에서는 다양한 인물화가 그려진다. 하지만 그림을 구매하는 이들의 외면으로 사회성이 가미된 인물화는 여전히 뒷전이다. 2000년대가 넘어서면서 팝아트계열의 만화주인공들이 인물화의 자리를 차지한다. 베트맨 원더우먼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미키마우스 같은 만화속 영웅들이 미술시장의 한곳을 차지했다. 이제는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역사와 함께하는 인물화의 시작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16세기 초반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미소’는 전 세계 인구가 다 안다.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의 미소가 세계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그림을 보고 왜 영원한 미소라고 하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루브르박물관에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는 이 작품은 가격을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고 한다. 여인 그림 하나 가격이 책정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니 아리송하다. 혹, 역사상 가장 최초로 살아 있는 사람을 그려서 위대한 예술품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종교적 관점 안에서 신의 모습이나 통치자들의 영웅담을 상상으로 그리고, 왕이나 영주의 초상화를 그릴 때 지극히 일반적인 주변 사람을 그린 최초의 그림이라서, 또는 당시의 미인은 눈썹이 없었다는 등의 사료적 가치가 더 큰 것 아닌지 모르겠다.

집집마다 가족사진은 있는데 인물화는 잘 없다. 남의 얼굴을 집안에 걸어두기 저어하여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물화라 하면 초상화나 영정을 쉽게 떠올린다. 돌아가신 분의 사진을 제사상에 올리기 때문에 인물화에는 귀신이 붙어있다고 믿으면서 인물화가 미술의 한 장르로 각광받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인물화는 풍경화나 정물화와 같은 사회적 산물이라고 보면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박정수의 미술事色⑪] 인물화, 집에 걸기 어렵다...하지만 돈 된다


화가로서 낯선 세상에 서야하는 젊은이의 감성은 불안과 초조가 절반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그들에게 세상은 낯설고 어색하기 그지없다. 점차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낯섦이 습관이 될 때 즈음 어른이 되고 기성세대가 된다. 젊은 화가 감만지의 세상은 자신의 가족을 타인으로 보면서부터 출발한다. 가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가족으로서 바로보지만 그 또한 세상의 일부로 인정하는 예술가적 기질에서의 시작점이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인간에 대한 끝임 없는 고찰과 관음증적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유머코드를 입힌다. 모든 감정은 사랑으로 합쳐진다. 정리되지 않은 기억과 상상력으로 내 그리는 세상 속으로 초대한다. 삶의 끝자락 닿아 있음을 예고하듯 노인들의 불완전한 육체, 이것은 나의 작품의 주요 주제가 된다. 어느 누구도 늙음 부터 시작하지 않기에 낯설 수밖에 없다. 노인의 초상의 주인공이었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나는 그가 나에게 남기고 간 것들에 집중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어떻게 반응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다.”고 했다.

좌) 감만지, 옆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29x42cm, Mixed media on board, 2020 / 우(감만지, 살구밭 로맨스, 78x108cm, Mixed media on board, 2019

좌) 감만지, 옆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29x42cm, Mixed media on board, 2020 / 우(감만지, 살구밭 로맨스, 78x108cm, Mixed media on boar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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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를 보자. 그림은 어떤 상황을 묘사하기보다는 궁금증 자체를 이야기 한다. 엿보기나 관음증과 같은 바라봄의 이미지이지만 바라보는 것 자체와 숨겨진 인물(칸막이 뒤로 슬며시 보이는 엉덩이)의 관계성을 유지하면서 누가 살고 있는가의 ‘누가’가 아니라 ‘그냥 궁금함’의 그림이다.

이러한 본연의 자체는 <살구밭 로맨스>에서도 비슷하게 표현된다. 일하고 있는 여인 뒤로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희화(戱畵)시킨 모양새다. 약간의 야스러운 관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화가의 입장으로 그려져 있다.

좌)감만지, 소녀의 이름은 바이올렛, 21x29cm, Mixed media on board, 2020 / 우)감만지, 사랑은 소보루 빵집에서, 21x29cm, Mixed media on board, 2020

좌)감만지, 소녀의 이름은 바이올렛, 21x29cm, Mixed media on board, 2020 / 우)감만지, 사랑은 소보루 빵집에서, 21x29cm, Mixed media on board,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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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무엇을 위한 목적은 없지만 일상에서 발견되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찾아간다. 그러한 상황을 연출하지 않았음에도 그러한 일상이 존재하는 듯,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처럼 느껴지는 이야기가 있다. 기억이나 추억에 대한 이미지 만들기가 아니라 기억하고 있는 상황 자체에 대한 회화적 이미지 제작이다.

좌)감만지, P관장, 37x37cm, 종이위에 먹, 2020 / 우)감만지, 화가의 고뇌, 78x54cm, Mixed media on paper, 2019

좌)감만지, P관장, 37x37cm, 종이위에 먹, 2020 / 우)감만지, 화가의 고뇌, 78x54cm, Mixed media on pap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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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P관장>,<화가의 고뇌>,<빨개진 귀> 등은 스스로 대상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벗어나 대상의 상태를 이해하는 접근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방법, 거기에 일어나는 다양한 생각과 사건들을 접하는 삶속에서의 한 순간을 포착한다. 인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처한 상태의 개념이나 감정을 보이게 한다.

좌)감만지, 빨개진 귀, 75x100cm, Mixed media on paper, 2019 / 우)감만지, 호박전 파티,70x90cm_Mixed media on paper_2019

좌)감만지, 빨개진 귀, 75x100cm, Mixed media on paper, 2019 / 우)감만지, 호박전 파티,70x90cm_Mixed media on paper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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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에 대한 이야기 이거나 상태에 대한 감정을 시각화 하는 이미지들이 감만지의 매력이 된다. 모양을 재현하거나 <호박전 파티>와 같은 술렁거리고 소란스러움을 표현해 내는 회화적 영역이 있다.

[박정수의 미술事色⑪] 인물화, 집에 걸기 어렵다...하지만 돈 된다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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