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한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동결했다.
이는 시장의 기존 관측과 부합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1년 IT 버블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비상사태를 제외하고는 한은이 금리를 연속해서 인하한 사례는 없다.
다만 저(低)성장·저물가 현상, 미·중 무역분쟁 및 일본 경제보복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오는 10∼11월 중에는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 회의는 10월과 11월 등 두 차례 더 남아 있다.
한은은 지난 22일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악화해 소재·부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관세 인상과 같은 가격 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일 갈등과 관련한 경제 불확실성은 더 확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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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역시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내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이달 초 예고했다.
수출은 이달(1~20일)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줄어든 249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달에도 0.6%에 그치면서 올 들어 7개월째 0%대에서 머물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2.5% 대비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1%에서 0.4%포인트 하향한 0.7%를 제시했다.
만약 한은의 전망인 2.2%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이 총재는 국회 현안보고에서 "거시경제 여건이 아주 악화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을 0.75%에서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도 아직 어느 정도의 정책대응 여력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이번 금리인하로 정책 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한 번의 금리인하로 당장 실효금리 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