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경기부진과 만만치 않은 대외 환경 등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7~8월 중 금리를 내릴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7월에 금리인하를 주장할 금통위원 2명(신인석·조동철 위원)은 확보된 상황인 데다 최근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점을 감안해 7월 인하 가능성도 적지 않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주열닫기이주열광고보고 기사보기 총재가 밝힌 대로 금리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나 미국보다 먼저 움직이는 데에 따른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당장 7월보다는 조금 더 상황을 점검한 뒤 8월에 움직이는 게 나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당장 이번주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으나 한은이 중요하게 거론하고 있는 금융안정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가계부채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서울 아파트 재상승 조짐이 나타난 점은 경기나 물가만 볼 수 없다는 한은의 고민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한은이 금리를 빨리 내리면 내릴 수록 '한번 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하면서 시장과 게임을 해야 한다.
한일 갈등은 현재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NHK는 일본이 8월 중순에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화이트 국가에서 빠지게 되면 현재 반도체 관련 3품목 규제 이후 1천개 이상이 대상이 될 수 있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견하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쪽이 중재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미국은 현재 전략적으로 발언을 삼가하는 모습이다.
통상교섭이나 FTA 관련 경험이 많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미국이 한국의 입장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반응에 원론적인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당장은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구체적 행보에 나설지 불확실하다.
최근 레벨을 높였던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파월 의장의 강력한 금리인하 시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 지표 등으로 상승했던 미국채 금리가 레벨을 낮춘 것이다.
지난 10일 급등하면서 2.1%대로 올랐던 미국채 금리는 약간 하락하면서 분위기를 추스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bp 하락한 2.1231%, 국채30년물은 1.23bp 떨어진 2.6479%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54bp 떨어진 1.8533%, 국채5년물은 1.97bp 내린 1.8709%를 나타냈다.
시장은 연준의 7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50bp 인하 기대감도 살아 있지만, 대체로 25bp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약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면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반스 총재는 시카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위로 올리기 위해 금리를 2번 낮출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2%를 계속 밑돌 전망이지만 금리인하로 2021년에는 2.2%에 이를 듯하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의 강력한 금리인하 시사 발언에 이어 에반스 총재도 금리인하에 힘을 실어주면서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인덱스는 0.23% 낮아진 96.83을 기록했다.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1%, 전년비 1.7% 올라 예상치보다 0.1%p씩 더 올랐다.
하지만 근원 PPI는 전월비 보합을 기록해 예상치(0.2%)를 하회했다. 전년비로는 2.1% 올라 5월의 2.3%에서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뉴욕 주가지수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요 주가지수들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다.
S&P500지수는 13.86포인트(0.46%) 상승한 3013.77을 기록하며 나흘 연속으로 올랐다.
나스닥은 48.10포인트(0.59%) 높아진 8244.14, 다우지수는 243.95포인트(0.90%) 상승한 2만7332.03을 기록했다.
국내 채권시장의 흐름과 관련해선 7월에 금리를 내릴지, 8월에 내릴지 여부 보다는 향후 얼마나 인하 여력이 있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다만 한은이 경제전망 하향 조정과 함께 7월에 서둘러 내린다면 한은이 그 만큼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이며, 연내 인하 기대감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국내 내부 환경은 더욱 안 좋다는 인식이 강해 금리 반등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국고3년 금리가 최근 1.3%대에 대한 부담을 확인했지만, 더 밀리기 보다는 1.4%대 초반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