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계속해서 도비시한 모습을 보였으나 관심을 모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오르면서 미국채 금리채 금리가 장기 위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근원 CPI는 전월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전월(+0.1%)에 비해 물가상승 속도가 한 층 빨라졌다. 시장 예상치는 0.2% 상승이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2.1% 올라 예상치 2.0%를 상회했다. 전월 기록은 2.0% 상승이었다.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른 가운데 30년물 입찰도 부진해 금리 상승세를 재촉했다. 160억달러 규모 30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은 213%로 6개월 평균인 225%에 못 미쳤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참여도 부진했다.
파월 의장은 이틀째 이어진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 있지만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양호한 경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도구를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립금리가 우리 생각보다 낮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자연실업률도 예상보다 낮아서 그 동안의 통화정책이 생각한 것만큼 완화적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준 의장이 정책도구 활용 의지를 직접 밝히면서 이달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연준 스탠스가 이미 반영된 가운데 물가와 입찰 효과로 미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뛰었으며, 커브는 스티프닝을 이어갔다.
전날은 단기 금리가 급락하면서 커브가 스팁됐으나 이날은 장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커브가 일어선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66bp 오른 2.1381%, 국채30년물은 8.32bp 상승한 2.660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금리는 4.11bp 오른 1.8687%, 국채5년물은 6.64bp 상승한 1.8906%를 나타냈다.
파월의 도비시한 스탠스와 예상을 웃돈 CPI를 보면서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0.06% 하락한 97.05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파월 의장의 강력한 금리 인하 시사 등으로 대체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227.88포인트(0.85%) 높아진 2만7088.08, S&P500지수는 6.84포인트(0.23%) 오른 2999.91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사흘 만에 반락해 6.49포인트(0.08%) 내린 8196.04에 거래됐다.
미국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확실시되는 7월 FOMC의 금리 인하는 보험 성격이 강하다. 향후 경기 하강을 방어하기 위한 측면의 완화인 셈이다. 연준의 태도가 크게 누그러진 데엔 트럼프닫기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 상승과 레벨 부담을 감안해 일단 후퇴할 듯하다.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1.419%를 기록해 연중 저점이었던 7월 4일(1.4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는 최근 1.3%대를 찍은 뒤 레벨 부담을 나타낸 바 있으며, 지금 레벨은 연중 저점에 바짝 붙어있다.
국내 주가지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전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던 가운데 주식시장이 분위기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다면 채권은 좀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내의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금리가 오를 때 저가매수하는 게 낫다는 관점들도 여전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