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국채 금리가 10bp 가까이 급등한 모습을 보면서도 시장이 장중 강세로 전환하자 당혹해하는 모습이 많았다.
최근 국고3년, 5년 등의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빠지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외국인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강세를 견인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선두에 서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은 총재가 달라지지 않은 스탠스를 선보였으나 외국인들은 쉬지 않고 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월요일부터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3년 선물을 샀다. 이 기간 외인들은 3선을 3만 9천계약 이상, 10선을 6800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한국 채권에 대한 롱 무드를 조성했다.
월말이 끝나면서 CD금리는 하락했다. 전일 CD 91일물은 1bp 하락한 1.89%에 고시됐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월말이 지나면 레벨 하락을 예상해왔던 가운데 CD의 움직임도 계속 주목된다.
대외적으로는 다시 브렉시트 이슈에 대한 경계감이 나타나면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에 브렉시트 기한의 추가 연기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이 이슈의 진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며칠간 노딜 시나리오가 더 유력해졌다. 이를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가운데 영국발 불확실성 이슈가 글로벌 금리를 끌어내렸다.
연이틀 상승하면서 2.5%로 올라왔던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85bp 하락한 2.4715%를 기록했다.
미국채30년물은 0.16bp 떨어진 2.877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금리는 3.22bp 떨어진 2.3024%, 국채5년물은 2.67bp 내린 2.2848%에 자리했다.
유럽 내 최고 안전자산인 독일 금리는 다시 마이너스 폭을 키웠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2.2bp 하락한 -0.0546%를 기록했다. 영국 국채10년물 금리는 4.24bp 하락한 1.0025%로 내려갔다.
영국 파운드화는 장 초반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되올랐다.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영향이다.
이 발언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는 오름폭을 반납하고 되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0.01% 오른 97.35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숨을 고르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9.29포인트(0.30%) 하락한 2만6179.13에 거래를 끝냈다. S&P500지수는 0.05포인트(0.00%) 오른 2867.24, 나스닥은 19.78포인트(0.25%) 상승한 7848.69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 요인이 적지 않지만, 유가는 연중 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99센트(1.6%) 오른 62.5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재고 축소에 대한 예상, 그리고 정전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급감 소식 등이 유가를 더 밀어올렸다.
국내 채권시장엔 레벨 부담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 등으로 금리 반등이 제약되고 있다.
국내 수출 부진 등 경기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는 거의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친 가운데 1분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낮은 물가 상승률은 향후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 여전히 연내 금리 동결 예상도 강하고 부동산이나 가계부채에 대한 통화당국의 경계감도 엿보이지만, 저물가를 빌미로 금리 인하 논박이 계속될 수 있다. 미국 상황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미국에선 연준 이사 지명자인 무어에 이어 커들로 NEC 위원장이 금리를 50bp 낮추라는 발언을 하면서 트럼프닫기

국내 시장은 불편한 금리 레벨에서도 외국인 매매와 주가 반등 탄력 등을 체크하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