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고3년과 5년이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급강세를 시현한 뒤 레벨 부담이 증폭된 상황에서 이날은 조정을 받은 것이다.
3년 국채선물(KBFA020)은 12틱 하락한 109.57, 10년 선물(KXFA020)은 37틱 떨어진 128.50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3선을 1794계약, 10선을 287계약 순매수했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국내 레벨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미국채 금리가 2.4%로 오른 데다 이주열 총재가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맞춰져 있었는데,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레벨 부담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코스콤 CHECK(3101)를 보면 국고3년물 18-9호는 민평대비 3.6bp 오른 1.726%, 국고5년 19-1호는 3.5bp 상승한 1.740%, 국고10년 18-10은 3.4bp 반등한 1.864%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27.61p(1.29%) 속등한 2168.28, 코스닥은 7.50p(1.03%) 오른 736.81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98억원 순매수하고 코스닥시장에서 62억원을 순매도했다. 달러/원 환율은 1.4원 하락한 1133.7원을 기록했다.
■ 레벨 부담 속 미금리 상승, 이주열 총재 발언 등에 가격 낙폭 키워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은 전일 대비 4틱 하락한 109.65, 10년 선물은 13틱 떨어진 128.74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주말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부담 속에 미국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bp 오른 2.4050%를 기록하면서 2.4% 선으로 올라섰다. 이틀 연속 오르면서 레벨을 2.4%선으로 높였다.
미중 협상이 계속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단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좀더 높아졌다. 지난주 백악관은 미중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를 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지속적 진전이 있었다"면서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단의 방미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사이버 보안법과 국경 데이터 흐름,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합의 이행 방안과 관세철폐 문제, 기술 관련 문제 등 여전히 갈등요인이 적지 않지만, 협상에 대한 기대감 이 이어진 것이다.
국내 시장이 미국 금리 반등과 미중 협상에 대한 부담 등으로 약세 출발한 뒤 리스크 온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금리는 좀 더 상승 압력을 받았다.
코스피지수가 1% 이상 오르는 등 주가지수에 힘이 실리면서 채권의 레벨 부담은 보다 커지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3시 엠바고로 잡혀 있던 한은 총재의 1주년 기자 간담회도 관심을 모았다.
최근 글로벌 경기 우려가 더 커지고 국내 금리 역전까지 일어난 상황에서 이 총재가 과연 스탠스 변화 가능성을 보여줄지가 관심이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기존 스탠스를 고수했다.
이 총재는 '완화정도의 추가조정 여부에 대한 기존 입장엔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기존의 스탠스를 바꿨다든지 후퇴했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하할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최근 금융시장의 과응반응에 대한 지적도 내놓았다.
결국 선물가격은 일중 저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 총재가 금리 인하를 못 한다고 하면 장이 더 밀릴 준비가 돼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총재의 답변에 큰 변화가 없자 레벨 부담이 보다 부각되면서 장이 밀렸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나 다른 나라 금리 동향 등을 보면 채권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단기 급락한 금리 상황을 감안할 때 레벨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재가 금리 인하할 상황 아니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장도 인하를 반영해 버렸으니, 장이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더 망가진다면 모르겠지만, 국고3년이 다시 기준금리 위로 올라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