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현대카드는 "지난 5일 IBM JAPAN의 자회사며 일본의 주요 IT 솔루션 기업인 ‘엑사 시스템즈(이하 엑사)’가 차세대 신용카드 IT 시스템으로 현대카드의 ‘H-ALIS(Hyundai-Advanced Library Card Information System)’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엑사는 자사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카드의 H-ALIS를 신용카드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검증된 첨단 퍼블릭 클라우드형 신용카드 IT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H-ALIS는 365일, 24시간 중단 없이 실시간으로 대규모 매입/매출, 입/출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객이나 상품 특성에 따라 시스템을 유연하게 재구성해 활용 가능하며, 신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상품개발력도 뛰어나는 것이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또한 현대카드는 이번 일본 IT시장 진출로 패키지/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판매와 컨설팅 수익은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각종 부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의 이번 진출이 주목되는 이유는 일본이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추진 중인 신용카드 인프라 구축 사업에 한국 기술력이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서다. 현재 일본은 현금 사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약 80%)이지만, 현금 편중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크고 이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이 커 대책을 고심 중이다. 특히 도쿄올림픽과 더불어 2025년 오사카엑스포와 같은 대규모 국가 이벤트를 앞둔 일본 정부는 지난해 ‘캐시리스(Cashless) 추진협의회’라는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등 현금 외 결제 비율을 높이고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일본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자사와 일본 카드사들의 IT 시스템을 비교, 분석했다는 설명이다. 자사 시스템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한 현대카드는 일본시장 특성에 최적화 한 H-ALIS를 개발해 엑사의 신용카드 IT시스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특히 IT 솔루션 전문기업도 아닌 국내 금융사가 일본에 IT 시스템을 수출한 최초의 사례여서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신용카드 사업은 해당 지역 사람들의 금융 특성뿐만 아니라 생활방식이나 문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축적한 디지털 역량과 일본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으로 난제를 풀어냈다”며 “우리나라 신용카드 산업 초창기에 국내 카드사들이 일본에서 IT 노하우를 배워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IT 시스템 수출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이를 기반으로 일본 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추가 사업과 다른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IT 컨설팅 전문기업 ‘뷰르가(Buerger) 컨설팅’의 사토 마사노리 이사는 “현재 많은 일본의 신용카드 IT 시스템이 복잡한 대규모 시스템 형태로 구축되어 있어 빠르고 유연하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수정하기 힘들다”며 “H-ALIS는 일본에 현금 없는 시대(cashless era)가 도래하면서 맞게 될 다양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뛰어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