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연구원은 "과거 1차 및 2차 TLTRO 실시 당시 민간부문 대출은 대체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해당 시점은 QE 도입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는 점, 1차 TLTRO 당시 대출액은 기존 LTRO의 차환에 상당 부분 사용돼 대출잔액이 유의미하게 늘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TLTRO와 대출 증가와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TLTRO 대출잔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의 신용 경색 우려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당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독일채와의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유로존 경기 전망은 악화일로에 놓여 있으나 독일의 자동차 생산이 점차 정상 경로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부정적 전망은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CB 회의 이후 유로/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했으나 유로존 경기와 마찬가지로 유로화 역시 점차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이 비둘기로 전환한 상황에서 ECB의 통화 부양은 중기적으로 유로존 경기 회복 경로를 거쳐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ECB는 올해 9월부터 3차 TLTRO 도입을 예고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로지역 은행의 장기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줌으로써 민간 대출을 늘리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처음 도입된 제도다.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진 최근 유로존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ECB가 은행의 대출 여건을 우호적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올해 6월이 되면 현재의 2차 TLTRO 대출잔액 7,200억 유로 중 절반 이상인 3,8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만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온다.
박 연구원은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인 대출자금의 증가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하락시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추가 TLTRO 도입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ECB는 7일 회의에서 재융자(refinancing) 운영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0.00%, -0.40%, 0.25%로 동결했다.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명시한 기한이 올해 여름(9월)에서 연말(12월)로 늦췄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