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적 요인을 보면 단기 구간은 현재 금리인하 의지가 없는 통화당국의 스탠스, 발행이 늘어난 재정증권 등으로 하단이 보다 견고해진 상태다. 전날은 양호한 국고30년물 입찰 등으로 초장기물 금리 하락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요인이 관심이다. 최근까지 트럼트 대통령 등 미국 관계자들은 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의지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닫기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완벽하지 않은 무역합의는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은 미국의 무역적자 감축엔 미중이 동의하고 있으나 지적재산권이나 사이버절도, 정부 보조금 등 보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부각되기도 했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조만간 성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보도를 이어갔다. 이런 분위기가 최근까지 주류였지만, 여전히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에서 보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의 예상과 다른 결과를 도출하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쓰는 데는 익숙하다.
미중 무역협상도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얼마나 들어줄지가 중요하다. 미국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의 협상이란 미국에 유리한 협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완벽하지 않은' 무역협상 거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백악관은 합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중 합의는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 합의가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올바른 결과가 나오도록 계속 나아겠다"고 했다.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 속에 뉴욕 주가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유통업체의 실적호전, 양호한 경제지표로 주가 하락폭은 제약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2포인트(0.05%) 하락한 2만5806.63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3.16포인트(0.11%) 떨어진 2789.65, 나스닥종합지수는 1.21포인트(0.02%) 내린 7576.36을 기록했다.
미국 대표 유통업체인 타깃과 콜스 주가가 각각 4.6%, 7.4% 급등했다. 경제지표도 상당히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 소매업체 타깃의 양호한 실적은 소매판매가 일각의 예상 만큼 그렇게 약하지 않았을 것이란 인식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의 12월 신규주택판매는 연율 62만1천채로 전월보다 3.7% 늘어 7.9% 감소했을 것이란 시장 예상을 무색하게 했다. ISM의 2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도 56.7에서 59.7로 올라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무역합의 우려라는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기는 재료가 있었지만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금리 낙폭은 제한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0.36bp 하락한 2.7178%, 국채30년물은 0.9bp 하락한 3.082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22bp 떨어진 2.5364%, 국채5년물은 0.5bp 빠진 2.5260%를 나타냈다.
현재 주요국 통화정책은 완화 쪽에 맞춰져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연준이 인내심 있는 태도를 중단할 근거가 없다. 인플레는 잠잠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협할 위험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쪽 정책회의도 주목된다. ECB 회의를 앞두고 달러는 강해졌다. 달러 인덱스는 0.23% 상승한 96.86으로 올라갔다.
국내 채권금리는 방향성 없는 등락 흐름을 이어가면서 미중 무역협상 재료, 외국인 선물 매매, 주가 동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0%대를 나타내고 광의의 물가지표라고 할 수 있는 GDP디플레이터는 작년에 불과 0.3% 오르는 데 그쳤다. 물가 상황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울 법하고 시간이 흐르면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점들도 엿보인다.
다만 한은이 여전히 금융안정을 중시하고 있는 데다 현재의 통화정책도 완화적이라고 보고 있다. 여전히 연내 금리 동결 관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