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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품에 안긴 오렌지라이프, 생명보험업계 '빅5' 재편 이끌까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09-06 08:58

삼성·한화·교보 '빅3' 체제 깰 다크호스의 등장
다른 조직문화 융화 어려움…영업현장 혼란 수습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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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라이프투자유한회사 윤종하 대표이사,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 사진=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라이프투자유한회사 윤종하 대표이사,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 사진= 신한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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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치열한 인수전을 통해 오렌지라이프(舊 ING생명)이 마침내 신한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 %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업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탄탄한 영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나는 지급여력비율에서 440.9%로 업계 최상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외국계 보험사로서 일찍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경영을 펼쳐왔기에 돌발채무 등의 리스크도 적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당초 신한금융 계열사가 보유하지 않은 손해보험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손보업계에 마땅한 매물이 없어 생보사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 등 비은행권 계열사들의 약진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던 것도 조 회장의 결단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 신한생명에 부족한 ‘대면채널 강점’ 지닌 오렌지라이프, IFRS17 대비도 효율적

이미 신한금융 계열사 중에는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이 존재한다.

신한생명은 은행계 보험사라는 강점을 살려 은행 중심의 방카슈랑스 영업과 텔레마케팅 영업에서 강점을 보이며 알토란같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업계 유일의 ‘소호슈랑스(SOHO 사업자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영업채널)’을 운영하며 다른 보험사들과는 차별화된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신한생명 역시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수 천 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미 신한생명은 올해도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확충 레이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춘 오렌지라이프가 가세한다면 신한생명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 측에서도 두 회사를 별도로 운영해 비용을 이중으로 지출하느니, 둘을 합병해 시너지를 노리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IFRS17에 맞춰 신한생명에도 추가적인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데, 오렌지라이프까지 따로 운영하는 것은 이중으로 비용이 들게 되므로 비효율적인 일”이라며, “업무 시너지나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합병을 서두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기준 주요 생명보험사 자산규모 추이 / 자료: 각 사

△지난해 기준 주요 생명보험사 자산규모 추이 / 자료: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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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총 자산이 62조2725억 원의 매머드 생보사가 탄생하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는 부동의 업계 1위 삼성생명(258조2881억원)과 한화생명(112조5824억 원), 교보생명(98조8327억 원), NH농협생명 64조4416억 원에 이은 업계 5위 수준이다. 더욱 특기할만한 점은 수입보험료에서도 신한생명(2조896억 원)과 오렌지라이프(2조3928억 원)을 합치면 농협생명(3조9829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는 점이다.

신한생명의 강점이던 TM채널과 방카슈랑스가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이던 젊은 설계사 위주의 대면채널 영업과 합쳐진다면 빈틈없는 영업 조직이 갖춰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는 이러한 시너지를 고려하면 오랜 시간 동안 ‘빅3’ 구도로 흘러가던 생보업계 시장이 농협생명과 신한생명을 포함한 ‘빅5’로 재편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새 TV CF 화면

△오렌지라이프 새 TV CF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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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vs 은행계, 다른 조직문화 융화 어려움.. 영업현장 혼란 수습도 숙제

이 같은 장밋빛 관측과는 달리 서로 다른 두 조직이 융화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회사는 아직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했을 뿐 완전한 인수나 합병이 이뤄진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지점을 고려하면 중복 지역에 대한 점포 통폐합이나 리브랜딩, 조직 재개편 등 크고 작은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상장사인 오렌지라이프의 상장폐지 문제나 본사 조직 재개편도 중요한 과제다.

설계사 영업 현장의 혼란 수습도 필요하다. 설계사들은 사명변경 과정에서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이 바뀔 경우 이에 의문을 갖는 가입자들을 상대로 응대를 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ING생명이 상표권 만료로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공지된 사실이라 설계 현장에서도 별다른 불만을 갖고 있지 않았다. 문제는 신한금융지주와의 M&A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미 신한금융의 생명보험사로 자리 잡고 있는 신한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지면 다시 한 번 사명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ING생명에서 오렌지라이프로의 사명 변경은 이를 미리 대비하고 매겨진 상품명과 비슷한 색감으로 인해 큰 이질감이 없지만, 푸른색 계열의 CI와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는 신한금융 및 신한생명과 비교하면 다소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명이 주는 영업 효과는 사측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영업 현장이 혼란에 빠지면 계약유지율 측면에서 많은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이유로 자발적 이직을 통해 다른 보험사나 GA로 옮겨간 설계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 보험업계 “당장은 ‘투 트랙’ 가져갈 수밖에 없어... IFRS17 고려 신속한 합병 예상”

보험업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혼란 수습을 위해 한동안 합병 없이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양사가 특별히 경영상의 문제를 떠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업계 상위권의 안정성과 영업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결코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회계기준 변화라는 결정적 시기에서 투 트랙 전략을 고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는 두 회사가 적어도 2021년 전까지는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통합신한생명’ 등의 이름으로 출발해 새 국제회계기준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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