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1.50%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현 수준 금리를 8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외인 자본유출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통위는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 100명 중 89명이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이번 금리동결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통상마찰로 인한 수출타격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HSBC는 한국 수출의 대중국 의존도가 지난해 25%에 달하고 중국으로 수출한 품목의 75%가 중간재라는 점을 들며 "무역분쟁에 따라 간접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고용 부진으로 경기 우려가 커진 것도 한 원인이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5월 기준 7만명대까지 추락했다. 6월 취업자 증가폭도 10만2000명에 그치며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10만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전월 물가 상승률은 1.5%로 한은 목표치(2%)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한 차례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은 정책금리가 3% 수준을 넘어설 때까지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세 안착에 대한 불확실성,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하반기에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이날 있을 이주열닫기

또한, 한은이 기존 3.0%의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다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3~4분기 인상설을 지지하면서도, 이번에 인상 소수의견이 없다면 연내 인상은 힘들 것으로 짚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8월에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에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내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고대로 두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 차는 최대 1.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미 연준은 지난 3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1.75~2.00%로 올려 우리나라 기준금리(1.50%)보다 금리상단이 0.50%포인트 높은 상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