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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통합 부인 불구 ‘터 닦기’ 가속화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0-30 00:00

전사적 인원감축 통합 물밑 작업 가능성
“IFRS17 도입앞두고 사업비 절감 목적”

동양·ABL생명 통합 부인 불구 ‘터 닦기’ 가속화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업계가 중국 안방보험 산하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점치는 분위기다.
최근 동양생명이 뤄젠룽 부사장을 구한서 사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방보험 인사를 단행해 뤄젠룽 신임 사장을 선두로 통합이 가시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같은 업종인 두 생명보험사를 굳이 따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과 발등에 떨어진 불인 IFRS17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양립하는 가운데 결국 “언제 하는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모양새다. 그러나 ABL생명 관계자는 “집단구조 지배체제 하에서 예단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물밑작업은 전무한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 통합 앞두고 물밑작업 속도 내나
동양생명은 23일부터 만45세 이상,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회사가 설립된지 30년에 이르면서 인력선순환이 필요하다는 내부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기본급의 최대 40개월치로 장기근속자에게는 최대 3개월치를 추가로 지급한다. 기본급 이외에도 창업지원금과 건강검진비를 추가로 지급한다.

인력구조가 고연령, 고직급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반영해 임금피크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임금 삭감비율은 △만55세 80% △만56세 70% △만57세 60% △만58세 50% △만59세 40%다.

보험업계는 동양생명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 3년간 고용안정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양 사 통합에 앞서 선제적으로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ABL생명(당시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점포 39곳을 폐쇄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이 매각되는 과정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다고 판단해 500명 이상 감축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안방보험으로선 같은 업종 회사를 분리해서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상당한 규모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회사를 통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예상을 내놨다.

최근 동양생명이 뤄젠룽 부사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한 것도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동양생명은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뤄젠룽 부사장을 구한서 사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동양생명은 “향후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책임경영과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행보 역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구한서 사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뤄젠룽 신임 사장은 중국 샤먼대학교를 거쳐 2005년 안방손해보험에 입사한 대표적인 안방보험 인사다. 추후 구한서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뤄젠룽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통합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 알리안츠 출신 순레이 ABL생명 사장 VS 안방보험 출신 뤄젠훙 동양생명 사장
이같은 주장은 ABL생명에 부임한 순레이 신임 사장이 알리안츠 출신 인사라는 것과도 맞아 떨어진다.
ABL생명(당시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어 순레이 신임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중국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갑작스럽게 구속된 지 일주일 만이다.

순레이 신임 사장은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에서 계리학을 전공하고 존핸콕(John Hancock) 금융회사를 거쳐 알리안츠 아시아태평양, 대만, 중국 등에서 계리, 상품, 리스크, 재무 분야 요직을 역임해온 인물로 2013년 한국 알리안츠 생명 재무부사장으로 부임했다.

순레이 사장을 제외한 이사회 임원은 안방보험 인사들이 장악했다. 로이 구오 신임 CFO를 포함 싱가폴 국적의 중국계 순레이 사장, 짜오홍 이사회 의장, 왕루이 CIO, 량페이 사외이사, 지양팅루 사외이사, 톈링 사외이사 모두 중국인이거나 중국계 외국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순레이 사장은 임시적으로 ABL생명을 맡아 회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안방보험의 행보를 볼 때 외부 출신을 요직에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주장은 결국 뤄젠룽 동양생명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양 사의 통합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제도)가 산적한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ABL생명은 알리안츠생명 시절 외국 기준에 맞춰 재무건전성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 일부 자본확충 이슈를 제외하고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양 사가 인력 축소 등 준비를 마치면 빠르게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을 내놨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 등 여러 보험사가 하는 것처럼 이들 보험사 역시 IFRS17 도입을 앞두고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ABL생명 관계자 역시 “한 그룹이 생명보험사를 두 개나 갖고 있는 것은 안방보험이 유일하니까 계속 추측성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고위직 인사는 그룹에서 결정하는 거고 예단할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 시너지 전망
이들 회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양 사 통합 가능성에 대한 얘기는 꾸준히 업계에 표류하는 상태다. 그 중 하나가 동양생명·ABL생명 모두 생명보험사임에도 불구 같은 듯 다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다.

동양생명은 과거부터 저축성보험을 공격적으로 팔아온 회사다. 안방보험 인수 이후 전형적인 몸집 불리기 전략으로 고금리 저축성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말 2조2161억원이던 동양생명의 저축성 보험 수입은 지난해 말 4조5932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1분기 기준으로도 저축성 보험 수입은 1조798억원으로 자산 규모로 4배 가까이 차이나는 교보생명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금리 인상 시그널이 들어오면서 역마진 우려는 덜었지만 유상증자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반면 ABL생명은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안방보험 인수 이후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며 외형 확대라는 전형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기도 했지만 다각화 측면에서 그쳤을 뿐 동양생명이 내세운 고금리 상품은 판매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초 알리안츠 생명은 미국시장 위주의 참신한 변액보험을 많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상품의 경우 국내사가 일반적으로 판매한 변액보험 상품과 달리 주가지수를 연동하는 dex상품이나 위탁운용사끼리 경쟁을 시키는 ‘팀챌린지펀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글로벌 사의 강점을 살려 외국에서 검증된 상품 구조를 한국 시장에 들여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아주 좋은 신상품이 나오면 동양생명이 가장 빨리 카피하고 알리안츠 생명이 제일 늦게 들어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알리안츠 생명은 그 정도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며 타이트하게 운용하던 회사”라고 설명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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