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서민금융, 빚 굴레 벗어나는데 최우선"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사진 가장 왼쪽)은 31일 "빚 권하는 폐습을 버리고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을 서민금융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금융권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처리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위원장은 새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원칙에 대해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6대 서민금융 정책 과제로 먼저 현행 27.9%인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꼽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우선 24%로 인하하는 조치는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소액연체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 8월말까지 국민행복기금 5조6000억원, 금융공공기관 16조1000억원 등 총 21조7000억원(123만1000명)의 소멸시효 완성 채권 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경우 법에 따라 더 이상 채권자의 상환 청구권이 없고 채무자는 상환의무가 없다"며 "채무자의 상환의무가 없는 채권을 소각하는 것이므로 도덕적 해이 우려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번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 뿐만 아니라 국민행복기금을 포함한 장기소액연체채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장기연체자들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충분한 정책 서민자금의 공급과 중금리 사잇돌 대출의 확대, 자금지원과 채무조정의 원스톱 종합상담 마련, 중‧저신용자가 합리적인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 개선, 대출모집 활동과 대부광고 등에 대한 규제 강화도 꼽혔다.

최종구 위원장은 "어려움에 빠져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한 분들이 언젠가는 다시 정상적인 금융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업권 별로 당부사항도 전달했다.

은행권에 대해서는 최근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두고 단순히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 안주하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통해 이익을 누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보험업권은 보험 상품이 개발‧공급되는 전 과정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유병자,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보험상품의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카드업계에는 우선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한 협조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이날(31일)부터 시행되는 영세‧중소가맹점 확대 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요청했다.

저축은행 업권에는 무분별한 고금리 영업을 지양하고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능력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금리를 산정할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을 정비해 달라고 말했다.

상호금융은 지역밀착형 금융을 실현하고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중금리 사잇돌 대출, 햇살론 등 서민자금의 공급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대부협회는 소멸시효완성채권 정리, 채권추심 건전화, 과도한 광고에 대한 자율적인 규제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자율적인 대책을 검토해달라고 전했다.

정책금융기관의 경우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관련 일반 공공기관에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각 부처의 협조를 구하는 노력은 금융당국이 하겠다고 전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우리가 그동안 건전한 금융시스템을 발전시켜 오는 과정에서 채무자 보호에 소홀했던 점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 우리의 변화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