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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보험사 재해사망금 줘야"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7-26 06:08 최종수정 : 2017-07-27 15:47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업무상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경우 재해로 인정해 보험사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업무상 재해인지 자살인지를 가리는 법정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지급 면책사유를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자살'을 '재해 사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3일 업무에 시달리다 우울증으로 자살한 A씨의 부인 B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B씨에게 8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00년 한 공공기관에 입사해 14년간 신용조사와 보증업무 등을 주로 담당했다. 이후 채권회수와 소송 등을 주로 하는 부서장으로 발령받았으나 업무에 익숙치 않아 자주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뒤 무력감과 집중력 감소, 식욕 및 체중감소, 우울증 등이 합쳐져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정신병원과 한의원 등에서 약물과 침술 처방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려 노력했으나 2014년 8월 가족이 외출한 사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A씨의 아내 B씨는 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는 보험사에 2000년 10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A씨의 계약에는 재해로 사망하거나 1급 장해를 입으면 80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재해사망특약'도 포함돼 있었다.

보험사는 "자살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면책사유"라며 "피보험자의 사망 당시의 정황, 진료결과 등에 비추어 본다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의 아내 B씨는 "업무가 변경돼 우울증을 앓던 중 정신적으로 억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돌발적인 행동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재해사망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이번 법원의 판결에 따라 앞으로 업무상 재해인지 자살인지를 가리는 법정 공방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까지 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군 '자살보험금' 사태도 자살을 재해로 보느냐 마느냐에 방점이 있었다.

2001년에서 2010년 4월 사이에 판매된 생명보험 상품들은 '가입 2년 후 자살하는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상품 출시 초기 일본 보험업계의 약관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

보험사들은 "자살은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펴며 자살로 인한 보험금 청구건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추가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검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규모 '자살보험금' 사태로 비화됐다. 결국 6년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올해 초 모든 생보사가 자살보험금을 전액 혹은 일부 지급했다.

관계자는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경우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우발적 사고라는 점에서 자살을 재해사망으로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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