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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판 벌리는 노조 vs 막는 사측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19 00:59

노조 공세 정치권도 거들어 사측 진땀
점포 통폐합이 배경…불안은 고객 몫

씨티은행, 판 벌리는 노조 vs 막는 사측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닫기박진회기사 모아보기(사진), 이하 씨티은행) 노사 간 명분 쌓기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3월 씨티은행은 올 연말까지 현재 126곳인 지점을 25개로 통폐합하는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통폐합에 따른 일자리 질 저하를 우려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사측은 변화한 영업 환경을 지적하며 수익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말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 전략 등을 발표하며 사내·외 달래기에 나섰다.

◇ 노조 일자리 걱정에 국회도 나섰다

갈등의 배경이 된 소비자 금융 전략은 기존 지점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올리는 동시에 자산관리 센터와 카드·대출업무를 맡는 여신영업센터 등을 확대 및 신설해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지점은 10분의 1만 남기고 전부 통폐합 예정이라 급진적인 전략이라는 평을 받았다. 노조가 걱정하는 것은 전략 추진의 결과로 수도권과 지방의 점포 폐점율은 80%를 넘어서게 되면서 기존 인력에 대한 일자리 질 저하 문제다.

현재 씨티은행 직원 중 영업점에 나가있는 1345명 중 400명 가량은 유선을 통해 상담과 영업에 나서야 하는 비대면 디지털센터로 이동해야 한다. 노조는 이는 직원을 콜센터로 내모는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 측은 “신설되는 센터는 사실상 콜센터에 불과해 직무의 영속성도 없을 뿐 더러 효율성도 떨어진다”며 “이는 은행의 고유한 수익 창구이자 기본 사업인 여·수신 사업을 홀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전방위적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사측이 여직원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는데 이미 노사는 업무방해죄와 점포폐쇄가처분 등 법적 다툼 중이다. 또 씨티카드 부정 사용 문제 공론화와 함께 전략 실패로 고객 이탈 뱅크런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다양한 근거 자료를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국회도 씨티은행을 주목해 사측이 받는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미희·이용득 의원 등 13명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금융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씨티은행 점포 폐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씨티은행의 점포 폐쇄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은행의 공공성을 저버리고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점포가 사라지면 충남·충북·경남·울산·제주 등지에 점포가 하나도 남지 않아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또 폐쇄되는 점포의 인력 수백 여 명이 텔레마케팅(TM)이나 서비스데스크 등 파견직 일자리에 배치함되면 기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밀려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기존 점포 노동자들을 콜센터 같은 업무에 배치하는 것은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 사측 정면 돌파, 철수 논란 일축

씨티은행 측은 정면 돌파에 나섰다. 노조 발표에 수동적으로 반박 자료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자 간담회를 열어 박진회 행장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또 올해 배당이익을 유보해 국내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해 우호적인 여론 조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15일 씨티은행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최근 씨티은행 논란을 해명하는 자리였다. 박 행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전면에 나섰다. 박 행장은 “몇 번을 더 말해야 믿을지 모르겠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전산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도 끝나기 전에 뭐하러 철수하겠느냐”라며 경영자의 시각에서 논박했다.

박 행장은 비대면 거래에 무게 중심을 옮기는 이유는 고객의 은행 이용 행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임을 지적했다. 국제연합(UN)과 미국 통계청의 공식 자료를 인용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 이용률(90%) 3위, 모바일 이용률(76%) 1위뿐 아니라 온라인 상거래 이용률(72%) 2위, 모바일뱅킹 사용량(43%)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라는 상황을 설명했다. 박 행장은 현재 인력배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체 대비 거래가 점포에서 5%로 축소되었는데 여기에 인력이 40%가 배치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점포 축소는 모바일뱅킹 확대 등 디지털 변화에 맞춰 고객 금융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반사업에 인력을 집중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내고 서비스를 만족시키는 게 회사 수익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행장은 소비자 금융전략에 따라 기존 영업점 직원 1350명 중 430명을 자산관리(WM)센터, 280명을 여신영업센터, 170명 영업점, 90명 본부, 380명을 비대면 센터에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지난 5일 올 예상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인 1000억원을 배당하지 않고 WM센터 구축, 모바일뱅킹 분야 등에 국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공성보단 건전성 우선, 고객 마음 얻을까

노사 다툼과는 별개로 소비자 금융 전략 도입에 따른 변화는 시작되었다. 씨티은행은 지난 5일 9명의 고객에게 처음으로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했다. 계좌유지수수료는 그간 국내 은행권에서는 금기로 여겨졌다. 씨티은행은 지난 3월부터 신규 고객이 개설하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에 대해 월 5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예전과 같이 대면 고객이라는 이유만으로 은행 수수료 면제가 되지 않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다.

또 한국씨티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했는데 여기에 기존 고객 전세자금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다. 해당 상품의 경우 들어가는 품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자금대출은 계약서가 많아 디지털화에 난관이 있고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비중이 10%로 그리 크지 않다.

박 행장은 전세자금대출 중단 지적에 대해서 “이는 디지털에 중점을 두는 현 변화와 상관없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적합하지 않다. 금융기관 건전성 유지가 첫번째로 고려되야 하는데 거칠게 말해 공공성 때문에 은행이 수익을 못 내고 은행이 자본금을 못 내는 상황은 맞지 않다”며 “정책당국이 먼저 생각할 문제지 은행이 앞서서 나서야 하는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의 전략이 고객에게 아직까지는 불안감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씨티은행 노동조합 측은 지난 4~5월 두 달 동안 씨티은행 이탈 고객이 87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예금 1000만원 이상 고객인 씨티뱅킹 고객이 7100여명으로 가장 많이 이탈했으며, 5000만원 이상의 씨티프라이어티 고객은 1000여명, 2억원 이상의 씨티골드 고객은 580여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 예금 규모는 4467억원이다. 4월중 1427억원, 5월에는 3040억원의 예금이 해지됐다. 고객군 별로 보면 거래 규모가 큰 씨티골드 이상 고객의 예금이 2344억원 빠져나갔고, 씨티 프라이오리티는 1127억원, 씨티 뱅킹 고객 예금은 996억원 유출됐다

씨티은행 측은 이에 대해 오히려 전체 취급 금액은 늘었다는 입장이다. 사측에 따르면 수시입출금 및 정기예금 잔액의 경우 지난해 말 11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 1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거래잔액이 5천만원 이상인 고객의 숫자는 변화가 없으며, 그 외의 고객은 무거래 신탁 계좌의 정리로 인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백만명의 고객과 거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이 소폭의 고객 감소는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감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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