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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김승한 기자

shkim@

기사입력 : 2017-05-22 09:54

신발 수천개를 모아 설치한 ‘슈즈트리’ 순식간 흉물로 전락
보행길 좁고, 오르내리는 계단도 불편…새단장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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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이틀째인 21일 찾은 ‘서울로 7017’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

△개장 이틀째인 21일 찾은 ‘서울로 7017’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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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승한 기자] 서울 도심에서 마음 놓고 걸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던 청사진은 온데간데없다.

지은 지 오래 돼 안전문제가 불거진 ‘서울역 고가도로’가 45년 만에 지난 20일 ‘서울로 7017’로 선보였지만 장점보다는 단점만 돋여였기 때문이다.

525일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성된 ‘서울로 7017’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 마련, 지역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행된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두고 김 모씨(62)는 “자동차가 다닐 때보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나무와 화단을 심어 공원으로 바뀐 지금이 더욱 좋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개장 이틀째인 21일, 기대와 달리 공원을 찾은 방문객의 볼멘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지어 반쪽짜리 사업이 아니냐는 쓴소리까지 제기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채 갖춰지지 않은 편의시설과 기대이하의 ‘볼 거리’ 때문이다.

“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방문객의 불만은 공원을 오르는 입구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서울역사(구 서울역) 옆에는 공원을 오르내릴 수 있는 원형계단이 있다. 계단의 가로 폭은 1m 남짓하며 성인 남성 2명이 서면 꽉 차는 넓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서 모씨(44)는 “아이들과 같이 방문했는데, 계단 폭이 너무 좁고 붐벼서 너무 위험한 것 같다”며 “계단 수를 늘리던지, 다른 시책이 마련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원형계단에는 공원을 오르내리려는 사람들로 줄지어 정체된 상태였고 사람들은 잰걸음으로 한 계단씩 오르는 등 공원 초입부터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입구에 설치된 ‘슈즈트리’를 보던 시민들도 눈살을 찌뿌렸다. 서울 중구에 사는 김 모씨(63)는 “저게 뭐야? 흉하다 흉해”며 “쓰레기 더미를 쌓아 놓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저게 다 신발이야?”, “지저분하게 왜 저렇게 만들었어?” 등 사람들의 눈에는 ‘슈즈트리’가 작품이라기보다 ‘흉물’로 각인된 듯했다.

원형계단을 지나 공원을 오르면 일직선으로 늘어진 산책로가 나온다. 분수대와 꽃으로 꾸며진 화단 그리고 서울역을 배경으로 확 트여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곳의 가장 큰 문제점은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임시방편인지 파란 천막으로 만들어진 그늘막과 일부 원형 그늘 가림대의 수는 턱없이 부족했고, 햇빛에 달궈진 시멘트 의자는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늘이라고는 서울스퀘어 등 마천루가 만들어낸 빌딩 그늘이 전부였고, 이 그늘 아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어떤 시민은 불만 섞인 목소리로 “앉아 있을 데가 없다”며 “다시는 찾지 않을 거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연인과 함께 찾은 김 모씨(29)는 “지금도 이런데 여름이나 겨울에는 찾아올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공원인데 휴식공간도 부족한 건 마찬가지고, 잠시 앉아 있을 자리조차 없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보행길이 좁다는 의견도 많았다. 노부부를 모시고 부산에서 올라온 양 모씨(56)는 “어제 개장했다고 해서 구경 차 방문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며 “대형 화분들이 오히려 길을 좁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장 이틀째와 일요일인 점을 감안해도 보행길이 좁아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듯 했다.

“쉴 곳이 없어요” 반쪽짜리 ‘서울로 2017’…불만 속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는 트램펄린을 체험할 수 있는 방방 놀이터와 물장구를 칠 수 있는 작은 풀장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된 건물, 남대문시장 등 관광명소와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주변 시장 활성화와 관광명소 부흥을 위한 기대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로 7017은 서울시가 준비한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업으로 70년대 준공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도심 속 산책로이자 공원으로 재활용한 것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45년의 시간을 서울 시민과 함께 하며 서울 시민에겐 추억의 장소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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