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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심쩍은 허창수 쇄신안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2-27 00:05

미심쩍은 허창수 쇄신안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전경련은 현재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최순길 게이트’ 최대 부역자로 낙인 찍혔다.

삼성·현대자동차·SK·LG그룹 등 4대 그룹도 전경련을 빠져나갔다.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연임으로 회원사 탈퇴 러시는 당분간 멈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와 같은 ‘재계 맏형’을 자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가운데 향후 전경련의 쇄신을 이끌 수장으로 허창수 회장이 재차 선임됐다.

전경련은 지난 24일 정기총회를 통해 ‘제36대 회장’으로 허 회장을 추대했다. 지난 2011년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8년간 전경련의 수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허 회장은 같은날 발표한 회장 취임사에서 3가지의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정경유착 근절과 싱크탱크 역할 강화, 운영 투명화가 그 것. 현재 국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전경련의 환골탈태 시키겠다는 의미다.

그는 “전경련에 있어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며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허 회장의 쇄신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심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그가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전경련은 같은 내용의 쇄신안을 수차례 내놨다.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차떼기 사건’, 2011년 ‘기업별 로비대상 정치인 할당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전경련이 내놨던 답안의 골자는 ‘정경유착 근절’이었다.

만약 전경련이 20여년전에 발표했던 쇄신안을 차근차근 수행했다면 이번에도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는 내용의 쇄신안은 굳이 발표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싱크탱크 역할 강화도 벌써 2번째 쇄신안이다. 지난 2011년 허창수 회장은 ‘민간 싱크탱크’로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전경련은 싱크탱크가 아니라 정권과 비선실세의 이권에 도움을 주기 위한 소통창구 역할만 집중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경제단체로서의 전문성 극대화가 아니라 정권과 비선실세의 이권 확대 전문성만을 입증한 상황이다.

허창수 회장은 “배의 노를 저을 때, 팀원의 호흡과 방향이 일치해야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멀리 나갈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전경련이 진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옳은 말이다. 그리고 누구라도 실천해야 하는 내용이다. 그 어떤 사람도 힘을 합쳐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데는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허창수 회장이 최근 제시한 쇄신안은 실천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2년 전에도 동일한 쇄신안을 제출 했고, 정권의 요청에는 거절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그다.

지난해 12월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그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마지막 단계에서 이승철 부회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기금 출연 방안에 대해서도 알았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전경련의 역할은 청와대의 요구를 기업들에게 전달하는 메신저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의 정경유착을 방조하고 묵인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전경련은 그를 쇄신을 이끌 수장으로 선택했다. 이에 따라 허창수 회장의 쇄신안에 대해서 기대감 보다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기우일까.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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