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구 우리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14일을 기준으로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의 보유 지분(27.7%)이 정부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23.4%)을 넘어서게 된다. IMM PE(프라이빗 에쿼티)가 예보에 지분 4%에 대한 매입 대금 납부를 끝으로 다른 과점주주인 한국투자증권(4%), 동양생명(4%),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한화생명(4%), 키움증권(4%)이 모두 대금 납부를 마쳤기 때문이다. 과점주주들은 기존 보유분을 더해 지분 확보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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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해지는 정부가 우리은행에 관한 영향력을 일정부분 거두는 수순으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과점주주들의 행동반경도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 민영화 바로미터는 자율적인 은행장 선임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은 과점주주들이 자율경영을 할 수 있는지 기준이 된다. 그동안 우리은행장 선임은 정부 의중이 중요했지만 이번엔 정부가 간섭할 명분이 약하다.
차기 행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그전에 차기 행장 선임에 관여하는 이사회 정리가 필요한데 현 이사회 보다 앞으로 새로 뽑힐 과점주주 중심의 이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이광구 행장, 이동건·남기명 그룹장, 정수경 감사), 사외이사 6명, 비상근감사 1명(예금보험공사 추천)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새로운 과점주주(한투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 PE) 몫 사외이사 5명까지 더해지면 16명이다.
이사회가 정리되면 차기 우리은행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에는 신규 사외이사들만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기존 사외이사 6명 중 4명(홍일화, 천혜숙, 정한기,고성수)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고 다른 2명(이호근, 김성용)은 올해 3월 취임해 2018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이들은 조기 사임 형식으로 사외 이사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30일에 열릴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이들의 행보가 결정된다.
◇ 임추위 5명 중 3명 지지확보하면 차기 행장
기존 사외이사가 정리되고 내년 2월에 우리은행장을 선출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과점주주 사외이사 5명만으로 구성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이 중 3명의 지지만 얻으면 차기 우리은행장이 된다.
일단 내년 초에 꾸려질 우리은행 새 이사진은 한국투자(신상훈), 키움증권(박상용), 한화생명(노성태), 동양생명(전지평), IMM프라이빗에쿼티(장동우) 추천 사외이사 5명과 임기가 자동 연장되는 사내이사(이광구 행장, 정수경 상근감사) 2명, 예금보험공사 추천 비상임이사 1명을 포함한 총 8명이다. 이중 예보 추천 비상임 사외이사의 경우 정부와 우리은행 간 MOU가 해지됨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할 근거가 약해지기에 이미 임추위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차기 행장 유력 후보인 이광구 행장과 정수경 상근감사 역시 임추위 멤버에서 제외된다.
추천된 사외 이사 후보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 박상용 연세대 교수(키움증권),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IMM PE),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한화생명),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등 5명이다.
◇새 이사회 의장 선출에도 주목
새 사외 이사진은 모두 다른 회사의 추천을 받아 임명된 연합군 형식이기에 주도권을 누가 쥘 지도 관심사다. 이사회 의장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이다.
신상훈 전 사장은 사외 이사 후보 중 유일하게 은행 현장 경험이 있다. 또 추천 인사 중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의 경우 관례적으로 최연장자에게 의장직을 맡길 경우 유력 후보가 된다.
신상훈 전 사장은 산업은행을 거쳐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였다. 그 후 신한은행장, 신한·조흥 통합은행장을 역임했다. 2010년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그를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신한 사태’라는 내분이 발생했고 이후 라 회장 등과 같이 불명예 퇴진했다. 신한 사태 이후 그는 교수 생활로 금융계에서 한 걸음 물러선 상태였다. 신 전 사장은 “민간은행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