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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현금없는 사회’ 준비 개시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1-07 01:26

바뀐 금융생태에 관련 산업 흥망
국내외 목적 따라 접근법은 달라

금융권 ‘현금없는 사회’ 준비 개시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금융계가 현금없는 사회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작년 전국 ATM 기계 수는 처음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용 실적이 저조해 관리 비용을 감당치 못한 은행들의 선택이다. 올해 들어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현금 사용액을 추월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페이 서비스의 확대 등 현금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 상황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현금 안 쓰니 ATM 적자 증가

지난해 가장 많이 사용한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로 전체 결제 10건 중 4건을 차지해 3.6건에 그친 현금을 처음 추월했다. 체크·직불카드, 선불카드까지 고려하면 60%가 카드로 결제되었다. 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많아진 것이다.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카드의 하루 평균 이용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사용 금액 기준으로도 현금은 전체 결제금액의 29%, 신용카드는 40.7%를 차지했다. 현금을 점차 쓰지 않는 사회가 되고 최근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페이 서비스 증가와 더불어 인터넷·모바일 결제까지 영역을 더욱 확대하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기(ATM)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전국에 설치된 ATM 수가 작년 처음으로 감소했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은행 ATM은 8만 6802대로 전년보다 472대 줄었다. 이는 ATM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첫 감소다. 수리 유지비용은 꾸준히 늘어가지만 인터넷 뱅킹 등으로 이용 실적이 줄면서 적자 폭이 커진 것이 줄어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2013년 은행의 ATM 1대당 연간 손실액이 166만원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1992년 전국에 설치된 ATM은 61대에 불과했으나 2000년 1만대를 넘어섰고 2002년 2만대, 2003년 3만대, 2006년 4만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2009년에는 핵심 부품인 ‘현금 자동입출금 모듈’의 국산화에 성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ATM기는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기기가 1만대 가까이 늘어나며 8만대 시대로 접어들었으나 인터넷·모바일뱅킹이 발달하면서 2013년부터 정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ATM기는 8930대로 2014년 말과 비교해 335대 줄었다. 신한은행은 6820대로 647대, 우리은행은 6705대로 462대 감소했다. NH농협은행 ATM기는 7125대로 219대 줄었다.

◇ 달라진 환경 준비하는 금융권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현금 없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가 분주하다. 한국은행은 현금 없는 사회에 앞서 ‘동전 없는 사회’를 2020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국외와 접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 목표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선진국들은 제로 금리, 마이너스 금리 등을 유지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인 뱅크런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함인 것인데 이에 비해 국내는 먼저 비용 절감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동전은 만들 수 록 적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크다. 지폐의 경우 그 반대라 지폐 사용까지 없애기는 아직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조폐공사의 경우 매년 줄어드는 현금 사용으로 인해 사명변경까지 생각하는 등 위기감이 크다.

지난해 조폐공사의 매출은 46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지만, ‘본업’인 화폐사업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화폐사업 대신 보안사업으로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현금없는 사회’를 빠르게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 “현금없는 사회 여건 미성숙”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한은이 동전없는 사회를 구상하고 있는데 아예 곧바로 현금없는 사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직은 여건이 덜 성숙된 듯 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주장은 우리나라같이 IT산업 기반이 잘된 나라가 없다며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문의한 것이었다. 정 의원은 “현금없는 사회를 만들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화폐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이제 전자지급수단이 매우 활발해졌지만 현금없는 사회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아직 여러 가지 거쳐야 될 단계가 필요하다”며 일단은 동전없는 사회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거스름돈 등을 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동전 사용을 최소화 해 국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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