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홈페이지
대우조선 지원 관련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키고 최근 돌연 휴직한 산업은행 회장 출신 홍기택 AIIB 부총재는 사실상 사임 수순을 밟게 됐다.
한화 4조30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차지한 AIIB 부총재 자리를 날리게 된 것에 우리 정부 외교 실패 책임도 거론되고 있다.
10일 AIIB에 따르면, AIIB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재무담당 부총재(CFO)직을 신설하고 이에 대한 후보자를 오는 2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AIIB가 새 CFO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맡았던 티에리 드 롱구에마(프랑스)를 선임한다고 밝힌 바 있어서 이번 공모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AIIB는 홍기택 부총재가 맡았던 CRO 자리는 국장급(Director)으로 강등해서 공모하기로 했다. 앞서 6개월간 휴직계를 낸 홍기택 부총재는 휴직기간을 채운 뒤 사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기택 AIIB 부총재는 대우조선해양 지원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 최근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최근 감사원이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 등 국책은행 경영관리 부실에 대한 감사결과를 내놓으면서 홍기택 부총재는 당시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책임이 불가피하게 됐고 최근 AIIB에 6개월간 돌연 휴직을 신청했다.
4조3000억원 분담금을 내고 차지한 AIIB 부총재 자리가 사실상 날아가면서 우리 정부도 외교 실패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기택 부총재의 휴직신청이 알려진 후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만약 후임자를 새로 뽑을 경우 한국에서 맡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부총재 자리를 내주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 연줄로 산업은행 기관장에서 AIIB 부총재까지 이어진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AIIB는 중국의 진리췬 총재와 5개국(인도, 독일, 한국, 인도네시아, 영국)에서 부총재를 맡고 있다. 지분율은 중국이 26.06%로 가장 높으며 우리나라는 3.5%로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5번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