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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발판 다진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5-09 00:44

유럽 IR 성공적, 5월 16~20일 미국 IR 예정
실적 상승·외인 매수 증가 민영화 토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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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발판 다진다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은 지난 2월 영국, 독일, 싱가포르, 스웨덴, 네덜란드 등 5개 국가를 방문해 기업 설명회를 했다. 이 행장은 이 기간 31곳에 달하는 해외 투자처를 방문해 현재 유력 기관투자자들과 1대 1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직접 설명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 저평가된 주가 부양 및 잠재적 인수후보군도 발굴하는 등 실마리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은행장이 직접 해외를 돌아다니면 IR(Investor Relation : 기업의 경영내용과 미래 전망에 대해 포괄적인 정보를 투자가들에게 제공하여 결과적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활동)을 한 것이다. 유럽 IR이 성공적이라는 평가 속에 이 행장의 다음 행보는 미국에 맞춰졌다.

◇ 5월 미국 IR 목표는

이광구 은행장은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을 방문예정이다. 이번 IR또한 지난 유럽 IR의 연장선상으로 진행된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우리은행을 적극 설명해 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유럽 투자자들에 비해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에 이번 IR에 대한 기대가 내부적으로 크다는 후문이다. 2015년 한해 동안 외국인 지분율이 1% 상승한 것에 비해 올해 들어 4개월간 4%(약 3천만주) 가량 상승한 점을 볼때, 미국 IR이후 기존 외국인 매수세에 국내 기관 투자자들까지 더해진다면 주가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국 IR까지 완료되면 해외 주요 투자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 아시아(싱가폴), 유럽, 미국 지역을 다 방문한 것이기에 향후 민영화 일정에 따라 추가적으로 방문할 곳을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 외심 잡기 위한 노력, 주가 상승으로 돌아와

우리은행은 주가는 이 행장의 해외 IR이전인 올해 1월 20일까지만 하더라도 8230원에 불과했다. 주가는 4월 28일 기준 1만550원까지 올랐다. 1차 IR이후 외국인이 약 360만주를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와 함께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비중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인 지분율은 2월 1일 기준 20.91%에서 3월 7일 21.98%, 4월 4일 22.87%, 4월 25일에는 23.53%로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차 IR 이후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지 않고 매일 50만주·60만주씩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 지속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성장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확대 전략과 위비뱅크 모바일 플랫폼 사업,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등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실적 자신감, 성공적인 IR로 이어져

이러한 이광구 은행장의 성공적인 IR행보는 실적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실적 4433억원을 달성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4월 21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52.4%, 전 분기 대비 102.4% 증가한 실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이광구 은행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수익성 중심의 자산성장과 철저한 리스크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 펀더멘털의 획기적인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자기자본이익율 (ROE)을 7%까지 달성함으로써, 시장에서 저평가된 우리은행의 가치와 주가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행장이 올 상반기에는 IR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우리은행의 주가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해외 IR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상반기는 IR에 집중, 이유는 민영화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은행의 주요 성과와 경영전략을 투자자, 애널리스트, 일반 고객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대외협력단을 신설하고 산하에 IR부와 홍보실을 편입시켰다.

우리은행은 “IR과 PR업무를 하나의 조직이 거느림으로써 우리은행의 가치와 성과를 시장에 제대로 알려 투자 관심을 유도하고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은행과 자회사 모두가 수익성 증대와 민영화 달성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전행적으로 IR에 힘을 쏟아 주가 부양에 나선 이유는 오랜 숙원인 민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주가를 올려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게 우리은행의 속내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주가가 안 올라 매각 일정을 잡지 못했고 공고가 안 나니깐 오히려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며 “하지만 실적이 받쳐주고 외인 매수세가 들어오며 주가가 오르고 있는 등 선순환 구조로 토대가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민영화 단계 어디까지 와있나.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다. 2001년 3월 예보는 우리금융지주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해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후 지분 매각·배당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일부 회수해 현재 약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금융당국에서는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키 위해 4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매각을 꾀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에서는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방향’을 발표, 5번째 시도에 나섰다. 기존 경영권 지분매각에 더해 지분을 쪼개서 파는 과점주주 방식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표를 위해 주당 1만2800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는 2014년말 우리사주조합이 취득한 소수지분 낙찰가가 1만1300원대였던 점을 비춰볼 때, 그 가격대만 넘어선다면 정부로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주가의 딜레마

결국 민영화를 위해선 주가가 올라야 한다는게 은행과 정부의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수익상으로 작년에 1조 3000억원 가량을 기록해 주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렇지만 PBR(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 0.36배이기 때문에 신한지주(0.64), KB금융(0.46)보다 낮기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주가와 관련해 우리은행 주가를 오름세로 보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은행의 2016년 순이익은 1조2220억원으로 15.4% 증가할 것”이라고 했고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우리은행의 실적 안정성은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을 포함하면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는 1만2000원~1만5000원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오른 주가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은행을 사들이겠다는 투자자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매수자 입장에서 보면 오른 주가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예전 매각과정에서도 중동 지역 국부펀드가 관심을 보였지만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산유국들의 몸을 사린 이후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또 정부에서 추진하는 소수의 주요 주주가 이사회를 통해 각자 경영에 참여하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의 경우 경영권 메리트가 사라진다는 단점도 있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점주주 매각방식은 경영권 행사 가능 규모인 30~40%의 지분을 투자자당 4~10% 매각하는 방식”이라며 “과점주주군 외 잔여지분은 당분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장기화는 물론 일정지분이 오버행(대기대량물량)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었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도 명확한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매각 공고를 내기 어렵다는 자세다. 우리은행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 원칙을 생각한다면 좋은 인수 주체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14년이 지났으니 조기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현실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 민영화에 미칠 영향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6년만에 A1에서 A2로 한 단계 낮췄다. 자본건전성 측면을 우려한 조치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BIS자기자본비율은 13.5%(연결기준)로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의 15%대에 비하면 적다. 더욱이 보통주자본비율은 경쟁은행들이 12~13%인데 비해 우리은행은 8.6%다.

우리은행은 지주 해체 이후 우리카드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연결기준으로 편입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떨어졌다.

실제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시절인 지난 2014년 9월 11.4%였지만 지주 해체 직후 8.9%로 낮아졌다. 대개 지주보다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최근 몇 년간 기업대출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많아 내부유보의 여력이 적었던 탓이 이유로 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디스 신용등급은 채권발행 시 금리책정을 위한 것으로, 회사자체를 평가하는 척도라고 할 수는 없다”며 “무디스가 우려했던 자본건전성 부분보다 수익성 부분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타행의 ROE 수준이 5%대임을 비춰 올해말까지 7%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적극 설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 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IR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1분기 깜짝 실적 달성과 지속적인 외국인 투자자 매수 유입세 등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해외 IR행보가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숙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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