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중은행에 걸린 ISA 판매 현수막
은행들은 투자일임업 상품을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고 ISA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이벤트 등을 연계하며 초반 세몰이 나섰지만 판매는 생각보다 더딘 모습이다.
KB국민은행 영업점에 문의한 결과 일임형 ISA에 가입한 고객은 많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ISA에 대한 관심이 신탁형 개시 때 많이 해소된 상황에서 굳이 빨리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고객들이 판단한 결과”라며 말을 아꼈다.
시중 은행들은 일임형 상품 판매를 계기로 투자 전문인력을 충원했지만 충원규모가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던 상황이었다. 지난 2월에서야 은행 일임형 판매 허용이 결정되었기에 준비기간이 짧았다. 외부 전문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은행들은 나름의 준비를 해왔지만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판매는 은행이 운용은 외부기관이 하는 경우 추후 수익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위험도 있다.
은행들은 외부 업체이외에도 계열사 전문 인력과 연계를 통해 일임형ISA를 준비했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WM) 부서를 중심으로 KB투자증권 등 계열사 직원들을 참가시켜 ISA 대응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신한은행도 내부에서 리서치·채권 전문가를 ISA운용부에 배치하고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협업하며 ISA 상품을 준비했다. 기업은행도 WM사업부의 '일임ISA팀'에서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전문운용매니저 역할을 담당할 인원 2명을 채용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외부 전문가 1명을 채용한 데 이어 2명을 추가로 뽑아 일임형 ISA팀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투자일임형 상품 수수료도 판매와 함께 공개됐다. KB국민은행은 고수익 추구형, 적극수익 추구형, 중수익 추구형, 안정수익 추구형, 안전형 등 5개로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류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수수료는 0.1~0.6% 수준이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온라인 판매는 수수료가 0.1~0.4%다. 신한은행 역시 저위험·중위험·고위험을 적극형과 보수형으로 나눈 6가지와 초저위험 1가지 등 7가지 모델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운용의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초고위험 모델포트폴리오는 제시하지 않는다. 수수료율은 0.1~0.6%로 책정되었다. 기업은행은 투자성향에 따라 초저위험과 저위험·중위험·고위험 각각 2개씩 7개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모델포트폴리오 수수료율은 초저위험이 0.1%이고 저위험·중위험은 0.3%, 고위험은 0.5%이다. 우리은행은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초고위험의 5가지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수수료율은 초저위험 0.1%부터 초고위험 0.5%까지 0.1%포인트씩 상승한다.
현재까지는 일임형 ISA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은 가운데 오는 6월에 각 금융사별로 운용실적이 공개된 이후에 투자 수익률, 안정성을 따져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