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 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우리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적정 금리수준은 0.93~1.34%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제시되는 등 기준금리가 적정금리보다 다소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2월 금융통회위원회에서 8개월 만에 나온 금리인하 ‘소수발언’이 3월 회의에서 확산될지 여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금융통화위원들 기준금리 동결 우세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섣불리 금리를 움직여선 안 된다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6년 3월 채권시장지표 및 2월 채권시장 동향’을 보더라도 채권시장 관계자 10명 가운데 7명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월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의사록을 보면 소수의견(금리인하)을 낸 하성근 위원은 수출 하락세가 예상보다 크고 내수의 개선흐름이 약화됐으며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빠르게 위축돼 경제성장률 전망이 상당 폭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물가상승률이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높음을 근거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3월 들어서도 여전히 경기에 대한 우려는 높다. 그럼에도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달에도 소수의견(금리인하 주장)이 출회될 수 있겠지만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는 지난달 11일을 기점으로 반등해 완만히 상승하고 있으며, 2월 수출 감소폭은 전월에 비해 둔화되는 등 금리인하의 배경으로 제시된 여건들이 한 달 사이 상당 부분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이어 기준금리 인하 의견내는 금통위들 늘어나나
최근 1개월 사이 경기나 대외여건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최악에서 살짝 벗어난 정도다. 여전히 경기는 부진하다. 소수지만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사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8개월 만에 나오자 금융시장에서는 인하 전망이 확산됐었다. 이번에 다른 금통위원까지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하면 인하 여론이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나 대외 통화정책 등은 부담이 완화되었거나 오히려 국내 통화완화정책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금통위에서 25bp의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금리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한 목소리인 부분도 있다. 금통위가 올해 중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주요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 역시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2분기에는 다시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헀다.
박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수출부진과 저물가로 경기하방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채권매수세가 재개되고 외환시장은 안정되고 있다”며 “점차 금융안정 리스크보다 거시경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4월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