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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법 통과, 재벌 기업들 ‘표정관리?’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2-05 09:44

합종연횡·구조조정 쉬워져…경영 승계·지주회사 전환 속도

원샷법 통과,  재벌 기업들 ‘표정관리?’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4일 가결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종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다 포기한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일명 ‘원샷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 절차나 규제 등을 하나로 묶어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정상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라 선제적이면서도 자율적인 성격이 강하다. 종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나 통합도산법이 사후, 타율적 성격을 지닌 점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원샷법은 신용 A등급이나 B등급인 정상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재편을 추진할 경우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3년 한시적 특례 부여를 담고있다.

이로써 최근 대내외 경기 위축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 조선, 해운 등의 구조조정이나 합종연횡은 물론, 역시 장기 침체를 겪고있는 건설업의 사업 재편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회사 출범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한 포스코의 사업 재편이 올해 탄력을 받고, 역시 중국의 거친 공세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고 실적 역시 초라한 조선 ‘빅3’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 역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는 설명이다.

이번 법안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강제전환에 따른 규제 유예 기간을 1년 늘려주고, 지주회사의 증손회사에 대한 의무 지분보유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완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어 주요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업이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0년대 초반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낌새를 나타냈으나, 엄격한 규제로 3세 경영 승계로 선회하고 실제로도 경영승계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원샷법에 간이합병 요건 완화, 주식매수청구권 개선 등 상법 관련 특례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SK그룹도 마찬가지다.

이건희 회장의 지병이 길어지면서 경영권을 계승한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 3남내의 룹내 역할 분담을 완료했으며, 2014년에는 이 부회장 경영에 부담이 되는 에너지 계열사를 매각했다. 이번 법안으로 이 부회장이 그룹내에서도 유사 업종 간 합병을 서두르고, 미래 동력산업으로 책정한 전장사업과 바이오 산업을 위해 동종업체의 인수합병을 강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유와 반도체, 이동통신을 주력으로 하는 SK그룹도 이번 법안을 반기는 쪽이다. 현재 SK는 저유가와 시장 포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시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으나, 매출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SK네트웍스 역시 23년 간 영위하던 면세점 특허권을 지난해 말 상실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상태다. 여기에 SK텔레콤도 내수 중심 산업이라 시장 한계성 등으로 성장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 계열사들의 구조조정과 함께 동력 엔진을 얻기 위해 경쟁력 강한 유사 업종과의 합종연횡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유통업과 금융업에도 이번 원샷법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원샷법인이 시장 확대를 위한 규모의 경제를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원샷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아직 시행령도 안만들어진 상황에서 어느 기업에 어느 정도 혜택이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이 법안이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을 재편을 도와주는 것이라, 과잉 공급업종인 철강과 조선, 석유화학업종에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안 악용 우려도 제기 됐다.

최근 3세 경영권 계승을 서두르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효성 등 국내 굴지의 재벌 기업들이 게열사 간 합병을 서둘러 경영 계승자의 그룹 장악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내 재벌 기업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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