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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융소비자 알권리 외면하는 금감원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5-03 22:11

올해로 폐지되는 민원평가, 1등급만 공개
‘빨간딱지’ 붙였던 지난해와 극명한 대조

[기획] 금융소비자 알권리 외면하는 금감원이미지 확대보기
금융감독원이 민원발생평가 1등급을 받은 15개 금융사만 공개해 금융소비자의 알권리를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하위 5등급을 받은 금융사들의 지점에 ‘빨간딱지’를 붙이게 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금융회사 선택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자 금감원이 2002년부터 매년 민원평가를 실시한 이래로 일부 금융사의 성적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망신주기 대신 칭찬하기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2014년도 금융회사 민원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81개 금융사 가운데 총 15개사가 1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원평가는 금감원에서 매년 처리한 민원을 대상으로 민원건수, 금융사의 해결 노력 및 영업규모 등을 반영해 회사별로 등급을 산정한다.

올해 민원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곳은 △광주·대구은행 △삼성·신한·우리카드 △교보·농협·미래에셋·신한·한화생명 △농협손보 및 동부·삼성화재 △현대증권 △웰컴저축은행 등 15개 금융사다.

그러나 금감원은 나머지 77개 금융사들의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의 등급을 알기 위해선 금융소비자들이 각 금융사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해야 한다. 금감원은 평가결과를 5월 8일부터 1개월간 금융사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공시하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감원은 민원평가 대상에 포함된 모든 금융사들의 성적을 공개했다. 그러나 올해 1등급 금융사만 발표한 것은 진웅섭 금감원장이 ‘네임 앤드 셰임(Name&Shame·이름 밝히고 망신주기)’ 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힌데 따른 조치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5년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당시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블랙컨슈머 등 부작용을 언급하며 금융사 빨간딱지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 원장이 빨간딱지를 없애겠다고 수용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빨간딱지와 함께 도입했던 ‘최우수 금융회사 마크’ 제도는 남겨 1등급 금융사들이 향후 1년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하위회사를 망신주기 보다는 우수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엔 최근 3년 연속 1등급을 달성한 대구은행, 삼성화재, 삼성카드에 표창도 수여했다.

◇ 공개 정보 범위 지속적 축소

지난 14년간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사 민원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정보공개 범위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금감원 최초의 민원평가는 2002년이다. 금감원은 2001년도 은행과 증권 및 보험사 민원발생 현황을 평가하고 민원발생지수를 산정해 이를 기준으로 순위를 발표했다.

2002년부터 2006년에 대한 민원평가는 상하반기로 나누어 1년에 두 차례, 2007년도 민원평가부터는 연 1회씩 진행했다.

민원발생지수는 각 금융사의 민원건수와 개별 민원에 대해 가중치를 적용하고 총자산, 보험료수익 등 회사별 영업규모를 반영해 산정한다.

금감원은 2002년 발표한 최초 평가에서 금융사별 총자산, 민원건수, 민원발생지수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총자산 14조 4293억원, 단순민원 25건에 민원발생지수 37.8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2004년 상반기부터 민원발생지수 등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금융사별 순위만 밝히다가 2006년 상반기부터 1~5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가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까지 결과 공개 방식에 변화가 있긴 했지만 일부 금융사의 실명공개만 이뤄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의 알권리를 막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금감원이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는 것은 금융사 보호를 위한 행위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 내년부터 새로운 제도 도입

한편 금감원은 민원평가를 올해로 종료하고 가칭 ‘소비자보호실태평가제도’를 도입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사 및 금융협회 등과 TF를 구성하고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민원발생평가는 사후적인 민원건수만 평가해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 및 노력 등을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금융사들의 소비자보호실태를 종합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항목에는 소비자보호조직 및 제도,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 및 사후관리, 소비자보호활동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소비자포털을 구축해 금융사들이 민원건수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소비자들이 민원발생 내역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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