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ECB는 기존 경제전망을 상향조정하며,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1%에서 1.5%로, 2016년 전망을 1.5%에서 1.9%로 올렸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로 기존의 전망 대비 0.7% 낮췄으나 2016년에는 1.3%에서 1.6%, 17년에는 1.8%를 전망하며 인플레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2016년 9월 이후에도 상황을 봐서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추가양적완화 시행은 시장에 알려진 재료였지만 자산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환율이 요동쳤다.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 이후 유로화 약세는 더욱 가팔라져 유로/달러가 장중 1.09달러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1년이래 최저치이다. 반면 미 달러 강세 폭이 확대되었고, 상대적으로 달러대비 엔화 약세 폭이 확대되며 기술적/심리적 저항선인 120엔을 상회했다. 유로존 증시는 상승한 반면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너스 금리 수준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가양적완화 실시에 따른 금리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유로존 인플레이션 가속화 및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유로화 약세추세가 꾸준히 이어져야 할 전망”이라며 “오는 2, 3분기 유로캐리 자금유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달러캐리 자금 유출 우려에 따라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천정훈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단기국채 매입을 통한 단기 국채수익률의 하락은 캐리트레이드를 촉진시켜 해당 통화의 가치를 절하시킨다”라며 “이번 양적완화의 목표가 유로화 절하 유도에도 있었음이 간접적으로 드러났으며, 유로화 약세 유도를 통해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