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은 또한 유가 하락, 달러 강세, 미국 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 관계 등 다양한 지정학적 및 경제적 리스크들이 2015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금융 시장 변동성이 작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베어링은 유망한 투자자산으로 여전히 채권과 현금 보다는 주식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베어링자산운용은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15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전망을 발표했다. 킴 도(Khiem Do)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 멀티에셋 대표는 “완만한 속도의 글로벌 경제 회복이 미국 주도로 지속되는 한편, 중국 또한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 및 재정 정책 등을 통해 글로벌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일본, 브라질 및 러시아의 경우 아직 성장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첫 미국 금리 인상이 올해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킴 도 대표는 “일본, 유럽, 및 중국의 중앙은행들의 양적 완화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인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는 상쇄되겠지만, 보다 변동성이 높은 거래 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하락이 장기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킴도 이사는 “최근 국제유가하락이 증시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데, 이는 국제유가하락의 원인을 글로벌수요둔화에 따른 디플레이션확대 가능성을 염두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유가붕괴는 경제적 요인보다 정치적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가가 50-60달러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특히 아시아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 전망을 발표한 윌프레드 싯(Wilfred Sit)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경제는 과거 수십년간 이어져 온 고속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중고속 성장으로의 뉴노멀 단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선별적 경기 부양 프로그램 등의 정책적 수단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한편 환경보호, 신생산업 등의 분야에서 투자를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프로젝트 또한 본격화 될 전망”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조치로 중국 경제의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지면 그 성과가 점차 현실화되고, 2015년 중국 경제 전반의 성장 및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인프라 건설과 자본 투자를 통해 이들 지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개선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장기 해외진출 전략이다.
그는 이어 “중국의 GDP 성장률이 예년에 비해 둔화되었다고 해도 7.2% 성장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 신흥시장 역시 6.2%의 안정적인 성장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근 하락세를 보인 원자재 가격 역시 아시아 주식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아시아 기업들의 생산비용 감소로 이어져 기업마진이 이미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세안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윌프레드 싯 CIO는 “아세안 시장은 인구 6억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오는 높은 잠재 성장력을 바탕으로 2015년에도 순항할 것”이라며, “섹터별로는 중산층 부상에 따라 소비 증가가 예상되는 전문유통, 관광, 부동산 섹터에 대한 투자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아세안 국가들의 인프라 수준이 매우 낙후된 만큼 인프라 스트럭쳐 개선을 위한 투자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어링은 한국 주식시장이 올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고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어링자산운용 한국 CIO(최고투자책임자)인 박종학 전무는 “상반기에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증시의 수급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반기에는 경기부양효과(부동산 부양책 지속실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와 유가 하락효과, 그리고 미국 등의 대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상반기 중에는 소비재, 유틸리티, 운송, IT 섹터(반도체)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산업재와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 수익률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은행과 증권, 그리고 조선 및 건설업종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박 전무는 개별 기업분석을 통해 기업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 또 배당정책과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에 혜택을 볼 수 있는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