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권과 일본 은행권의 유사성이 확대되는 추세인 가운데 일본 은행권의 수익원이 한국 은행권에 비해 다양하고 전년 대비 비이자수익의 비중이 더 크고 해외사업 성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 수익성 비용효율성 악화 나쁜 점 닮아
이날 무디스는 한국 은행권의 수익성과 비용효율성이 약화하고 있으며 일본 은행권과 유사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수출산업 호조로 한국 GDP 성장률이 2014년 3.5%, 2015년 3.8%로 전망되는 등 거시 성장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 은행권의 신용지표는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램 노드 이사는 “한국과 일본 은행권은 타 은행권 대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산건전성은 우수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일본 은행권은 수익원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보유자산과 관련된 신용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순영업수익 감소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한국 은행권의 수익성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며 “판관비율도 여전히 타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지만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한국과 일본 은행권은 타 선진국 은행권 대비 문제성 여신 비율은 낮지만 한국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 은행권의 자본적정성은 개선됐다”고 봤다.
◇ 일본선 비이자·해외사업 성장 앞서
또한 수익성 측면에선 양국 은행권 모두 낮지만 한국은 수익성이 약화 추세인 반면 일본은 전년대비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은행권의 비이자수익 비중이 더 크고 해외사업 성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은행권의 경우 대손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서 순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순대출자산도 2013년 총 자산대비 73%로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다. 이는 대손충당금도 증가하고 내부 자본창출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한국 은행권의 원화 대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와 42%다.
그나마 무디스는 낮은 수익성이 내부자본 창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은행권이 2013년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 11.2%, 기본자본비율 11.8%, 자기자본비율 14.5%를 기록하며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무디스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한국 은행권에 부정적”이라며 “한국 은행권은 비용효율성 개선을 통해 매출감소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가계부채의 경우 “가처분소득의 160%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했지만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 “국채투자 늘리면 신용도 도움” 권고
그램 노드 이사 역시 “한국 은행권의 여신 비중을 보면 기업이 높기 때문에 가계부채 악화된다 하더라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 보다는 제1금융권에서의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다.
한편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저성장 수준으로 둔화될 경우 일본 은행권의 경험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일본 은행권은 2009년에서 2010년 대출자산 성장이 둔화되자 국채 투자를 확대하고 신용 리스크 익스포져를 축소했다. 국채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 은행권의 유동성 측면에서도 신용도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주장이다.
그러나 무디스는 “한국경제의 저물가 저성장 추세 지속이 무디스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라면서도 “만일 그렇게 된다면 국내 시장에의 사업 편중 및 자산건전성 약화라는 제약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은행권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