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18년 IFRS4 2단계가 실시되면 수입보험료(보험료수익) 항목이 장부에서 삭제된다. 대신 저축요소를 뺀 보험수익 항목이 새로 도입돼 매출 역할을 하게 된다. 수익인식 기준을 은행, 증권 등 타 금융사와 맞춰 비교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행은 수입보험료 전액을 매출로 표시하지만 IFRS4 2단계에선 해약환급금, 만기환급금 등 저축요소가 제외된다. 쉽게 말해 수입보험료로 100을 받았는데 저축성이 40이라면 현재는 100이 모두 매출로 인식되나 2018년부터는 저축성(40)을 제외한 60만 인정된다는 것이다.
회계제도를 이런 식으로 바꾸면 보험사의 외형축소가 불가피해진다. 6월말 기준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는 55조2425억원으로 저축성이 대략 42%다. 즉, 2018년부터는 이 정도의 보험료가 외형에서 빠지는 셈이다.
특히 저축성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감소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생보업계 4위인 농협생명의 경우, 수입보험료의 80% 이상이 저축성보험인데 이 부분이 모두 제외되면 지금의 위상과 외형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금융감독원 보험상품감독국 관계자는 “저축보험료는 이자를 붙여 돌려주는 돈이라 수익이 아닌 부채로 봐야한다”며 “매출지표에서 저축요소를 배제하면 보험사 외형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는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총액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시장규모와 점유율 등 외형지표를 산출해 서로의 위상을 가늠하고 있다. 흔히 대형사, 중소형사를 나누는 기준도 수입보험료다.
주로 일시납 형태인 저축성보험은 몸집 불리기에 좋은 상품이라 업계에선 양적경쟁의 주요수단으로 사용한다. 어느 정도 덩치를 키워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IFRS4 2단계가 실시되면 이런 방식이 무의미해진다. 이 때문에 당국은 보험사들이 수입보험료 등 외형중심 경영에서 이익중심 경영으로 변화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은 수입보험료가 수취되는 초기에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이나 IFRS4 2단계가 시작되면 실제 제공된 보험서비스 규모에 따라 전 보험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인식된다”며 “보험사들의 경영기조도 외형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