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코리안리의 기업보험 수익성이 악화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만 해도 89.5%였던 합산비율은 지난해 96.4%까지 올라가는 등 상승기류를 탔다.
올해 상반기 역시 기업보험 합산비율은 95.8%로 전년 동기대비 10.5%p 급등했다. 보험영업이익 지표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높을수록 수익성이 안 좋다는 의미다. 실제로 같은 기간 보험영업이익은 765억원에서 374억원으로 51.1%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상반기 기업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든 1조105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코리안리의 기업보험 연평균성장률이 4.8%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이다. 즉, 매출은 감소하고 수익성도 나빠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
코리안리에게 기업보험은 수입보험료의 1/3을 차지하는데다 개인보험, 해외수재에 비해 마진이 안정적인 종목이다. FY2013(2013년 4~12월) 기준으로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개인보험은 지난 5년 내내 합산비율이 손익분기점(100%)을 웃돌았을 정도로 만성적자다. 해외수재도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 마진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기업보험 외에는 편히 기댈 구석이 없는 셈.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보험과 연계된 재보험은 사고·재해여부에 따라 손익이 움직이는 분야로 마진이 불확실하고 불규칙적”이라며 “코리안리는 기업보험 이익이 개인보험 손실을 커버하는 구조가 몇 년간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공장시설 노후화, 장비의 고가화, 해외공장 사고증가 등을 꼽았다. 우선 안전의식이 부재했던 산업화 시대에 많이 들어선 국내 공장들은 현재 노후화로 사고위험이 높아졌다. 세월호처럼 연식이 20년 이상에, 증·개축을 한 공장이 꽤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국내 산업이 대형화, 자본집약, 고부가가치화 되고 있어 보상액이 커진 점도 지목됐다. 지난 4월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고가 첨단정비가 즐비한 곳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더불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이 많아져 위험관리가 잘 안된 해외공장이 늘어난 것도 일조했다는 시각이다. 작년 9월 발생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손보사 관계자는 “그간 일반보험에서 제법 이익을 내긴했지만 앞으로는 그러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시설들의 노후화, 고가화, 국제화 등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