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원/달러 환율(평균치)은 시장 상황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고 시중은행이나 금융투자업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새로 적어내는 전망치는 1000원 선에 근접한 것 일색이다.
이러다가는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유일한 버팀목 수출마저 어려움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데서 적극적 대응에 나서 달라는 여론은 분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율 하향 압력은 금융권에도 부정적 영향의 민감도가 너무 높은 것이어서 눈길을 떼려야 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 상징성 큰 1000원 붕괴 온다?
IBK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 중소기업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오는 8월 환율이 상승하리라던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젠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강세 기조는 연말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주저 없이 나올 정도가 됐다.
외환은행이 이번 주 수정작업을 거친 시장전망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작업에 참여한 전략기획부 서정훈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저점을 낮춰 가는 쪽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방향이 환율 하락(원화 값 강세)이라는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그 대신 1000원선 근접이냐는 온건한 시각과 아예 세 자릿수로 내려 갈 것이라는 일부 과격파 간의 차이가 있는 정도다.
외환은행은 적어도 올해 안에는 1000원 선 지지가 유지되면서 1000원 초반까지 형성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강 달러 예상 2015년 미국경기가
전경련 등 경제단체나 산업자본 계열 씽크탱크가 조사했거나 추정한 뒤 제시했던 수출업체 손익분기점 환율에 비해 외환시장 실제 환율이 더 낮은 상태에서 반년 더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예측치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수 회복이 수출 행진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내수는 전혀 살아나지 않고 수출의존형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수출 경기 여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행사하는 환율이 낮은 포복을 거듭한다면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 내지는 적자 수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더해 외국인 자금 유입주기가 장기화되면서 원화강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원화강세가 길어지면 질수록 외국인 자본유출이 일어났을 때 충격은 점점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는 못해도 회복기조가 확실하다는 판단과 함께 미 연준이 초저금리 중단과 점진적 금리 인상 시그널을 내놓는다면 환율 급변동 때문에 고초를 겪을 개연성이 생겨 난다.
◇ 짧은 기간 금리 내리는 고육책이라…
결국 실물경제 단 하나 동력원인 수출 여건 악화가 길어진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은 결국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에 충격을 줄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원 환율 강세 장기화를 더 이상 방조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일선 수출기업과 경영인 단체들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시장 일각에서도 분출되는 실정이다.
외환시장 직접 개입이 쉽지 않다면 부담스러운 면이 생긴다 해도 펀더멘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인 금리 조정에 나설 때가 됐다는 지적인 것이다. GDP성장률이 전년 대비 솟아 오를 것인데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이 언밸런스 해 보이긴 하겠지만 수출경기를 희생시켜선 안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물론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환율 안정화 대응에 나서 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당장 응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장고가 거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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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