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간의 양극화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은 하이일드채권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극심한 거래부진에 시달렸던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조금씩 거래가 살아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등의 1등 공신은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다. 지난 4월부터 첫 선을 보였던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최근 공모·사모형으로 앞다퉈 출시되며 펀드총설정액(5월 23일 기준)은 1256억원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출시 회사는 총 11개사(운용사 7, 자문사 4), 펀드수는 공모·사모펀드, 투자일임(자문) 등 총 21개다. 앞으로 출시준비중인 8개사가 합류할 것을 감안하면 하이일드채권시장의 수급이 물꼬가 트이며 재평가도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기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하이일드채권시장의 성장기회로 분석했다.
실제 금리는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01년 6%에 근접했던 국채 3년물 금리(2014년 5월말 기준)는 2.82%로 크게 하락했다. 우량물 채권인 회사채AA+의 경우에도 동일 기간 7.1%에서 3.05%로 하락하는 등 우량물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고수익/고위험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투자상품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금리+알파’ 달성할 수 있는 하이일드채권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보다 앞서 저금리가 장기화됐던 선진국의 경우 하이일드채권은 인기몰이중이다.
미국의 경우 하이일드채권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하이일드채권 발행비중(2013년말 기준 )이 54.3%에 달한다. 우리투자증권 이대윤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비우량등급, 투기등급 시장이 가장 발달된 미국의 채권시장 대비 한국의 하이일드채권 시장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저금리기조, 과거대비 낮아진 주식 수익률, M&A 증가 등으로 국내에서도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자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연구원은 또 “최근 국내에서는 공공기관들이 부채감축을 위해 대규모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다수의 금융기관 및 구조조정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비우량등급 회사채 시장의 발행조건 개선과 수요기반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1980년대 미국 하이일드채권 시장의 성장세가 우리나라에도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