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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만상 보험사기…더 혼탁해진 영업현장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4-16 21:55 최종수정 : 2014-04-18 09:47

허위자격·지위 명함으로 접근…고수익 미끼로 투자금 횡령
보험료 대납 빌미삼아 협박…‘블랙컨슈머 리스트’도 제작돼

보험설계사들이 투자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횡령하는 사기가 횡행하자 소비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반면에 설계사를 상대로 보험료 대납을 요구해 이를 빌미삼아 돈을 뜯어내는 악성소비자도 늘고 있어 ‘블랙컨슈머 리스트’가 제작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게 이같은 사기피해 사례와 유의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도록 요청했으나 정작 이를 실천하고 있는 보험사는 극소수다.

◇ 영업이사라고 속여…본인 수수료 지급약속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보험업계에서 설계사 및 대리점 대표가 허위자격·직위가 표기된 명함 등을 이용해 고수익투자전문가로 행세하는 보험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접근,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고수익펀드나 저축성보험, 부동산 경매 등을 통해 매월 1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거나 본인 수수료(선지급 수당 및 판매장려금)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실제투자는 하지 않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모집한 투자금으로 돌려막기를 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한다. 투자자로부터 사기행위로 의심받거나 투자자가 불안해 할 경우, 개인영수증 발급 및 지불각서(위조된 계약관련 서류제공) 등을 흔쾌히 써줌으로써 안심시킨 후 거액의 투자금을 횡령하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설계사 및 대리점과 고객 간의 개별적 투자행위는 보험모집과 관련 없는 개인적 금전거래에 해당돼 사기를 당할 경우 사실상 보험사에게 손해배상 받기 어렵다. 금감원 민원조사실 관계자는 “변액보험을 취급하고 보험료 액수가 큰 생보사에서 이런 사례가 많은데 설계사나 대리점주가 자신의 명함에 자산관리사, AFPK(재무관리사), 보험사 영업이사 및 VIP 고객담당자 등을 표기해 고객에게 접근한다”며 “특히 선지급 수당과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요구는 보험업법 위반사항에 해당돼 가입자도 처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공문을 보내 설계사와 보험대리점 재교육 및 자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설계사 등에 의한 사기피해 사례와 유의사항 등을 알릴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을 홈페이지 팝업에 게시한 보험사는 ING생명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공문이 지난 2월 26일에 발송됐지만 한 달이 넘게 보험사들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권에 사건사고가 많다보니 조치가 늦어진 감은 있다”면서도 “공문에 거론된 사기사례 중에 해당된 보험사는 아무래도 이런 얘기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입 미끼로 특별이익 요구해 녹취로 협박

반대로 설계사에게 보험료 대납 등 특별이익을 요구해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악성소비자도 증가하고 있어 영업현장도 비상이다. 보험대리점(GA) 관계자는 “요즘 보험료 대납과 관련된 사기사례들이 많이 들린다”며 “대납을 요구하고 이를 녹취해 금감원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대납은 전형적인 불법영업이지만 경기침체로 영업이 힘들어지자 현장에서 일상화 됐다. 보험료 대납 등 특별이익 제공은 보험업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 악성소비자에게 걸린 설계사는 몇 백만원 단위에서 합의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대납이 불법이긴 하나 1~2년차 초보설계사들조차 첫 회 보험료 대납을 해봤을 정도로 현장에선 일상화됐다”며 “예전에는 연령대가 좀 있는 고객들이 대납을 요구했는데 요즘은 젊은 층도 대납을 당연시 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선 블랙컨슈머 리스트가 제작돼 설계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베테랑 설계사들 사이에서 악성소비자들의 정보가 암암리 돌기는 했어도 리스트가 만들어진 경우는 유례가 드물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악성소비자들이 지점 및 GA를 돌아다니며 유사한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이미 신상에 관련된 정보가 돌고 있다”며 “리스트를 만든 것도 서글픈 일이지만 이런 것이라도 얻고 싶어 하는 설계사가 꽤 많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 설계사 보험사기 피해사례 〉
                                                                 (자료 : 금융감독원)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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