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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기 불감증이 신용질서 무너트린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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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2-02 23:00 최종수정 : 2014-02-03 16:33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정보위기 불감증이 신용질서 무너트린다
정부는 이번에 개인 정보를 유출당한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에 대해 3개월 동안 신규 카드 발급 및 신규 카드론을 금지하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사상 최대의 개인 신용 정보 유출사태가 발생하자, 관련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 국민을 ‘멘붕’ 상태로 몰아넣은 이번 사건이 이런 정도로 끝날 일은 아니다. 징벌적 과징금 등 처벌을 더욱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그런다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구조적인 대책을 강구하려면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되고 최종 수요자가 누구이며 이에 따라 어떤 불법행위가 발생하며, 최종 피해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한 조사부터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정보유출에 따른 사기 등 불법행위의 유형과 사례들이 잘 알려져서 일반 국민은 물론 정부 및 금융회사들의 정보위기에 대한 불감증이 시정되어야 한다.

현재 시중에는 수많은 개인정보가 내용에 따라 공식 가격까지 매겨져 거래되는 지하 정보시장이 성업 중이다. 금융거래나 상거래관계 중에 수집된 개인정보가 제3자와 공유되며 불법적으로 유출되거나 아예 매매 과정을 거쳐 시장으로 흘러나간다는 얘기다. 이는 비단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카드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통신사, 항공사, 유통업체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대학, 호텔, 골프회원권 거래소 등 인적 정보가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정보가 거래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정보유출 및 이에 따른 각종 범죄행위의 우범지대이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신종 사기를 유발하는지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저는 2014.1.17일 D회원권거래소(이하 ‘D’)의 직원 L에게 제가 소유하던 “모(某)헬스클럽 회원권”의 매각을 위탁하고 L은 회원권 거래 계약금으로 200만원을 저의 예금통장에 입금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입금확인을 했을 때, 저의 예금통장에는 L 뿐 아니라 또 다른 회원권거래소의 K가 역시 같은 날 200만원을 입금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사무착오인줄 알고 L에게 계약금이 두 번 입금된 것 같다고 말하니까 그는 한 번 입금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다른 거래소의 K가 전화를 해서 왜 2중계약을 했느냐? 왜 먼저 계약금을 입금한 자기와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나중에 입금한 ‘D’와 거래를 진행하느냐고 막무가내로 떼를 씁니다. 저는 도대체 ‘D’ 이외에 다른 거래소에는 거래를 위탁한 적도 없고 더구나 저의 계좌번호를 준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했습니다. 또 K는 ‘D’ 보다 자기 거래소가 먼저 은행에 입금했는지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결국 L이 저의 개인정보를 K에게 유출했기 때문 아닐까요? 저는 L에게 거래를 의뢰했기 때문에 K에게 거래를 또 다시 위탁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K는 제가 K에게 저의 계좌번호를 주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자기와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금과 위약금 합계 400만원을 내라고 강박합니다. 이 같은 개인정보 유출을 통한 사기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이 근절되어야 합니다. 본건의 정보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히고,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자와 이를 이용해서 사기행위를 벌인 자들에 대해 적법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상은 정보유출에 따른 사기 사건을 고발한 내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기 등 범죄행위가 횡행하며 누구도 이런 불법행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정보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늘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각종 불법행위가 횡행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민형사(民刑事) 상으로 엄청난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신용질서를 무너트려서 금융발전을 크게 저해한다. 앞으로 신용카드나 인터넷 거래 등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회의 신뢰(信賴)가 무너지면 경제도 위축된다. 우리사회의 신용질서가 확립되고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개인정보 유출이 근절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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