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그룹 유동성위기로 동양증권 M&A매물, 파생시장 주문사고로 얼룩
중견그룹의 유동성위기로 증권사도 코너에 몰렸다. 지난해 웅진그룹 유동성위기에 이어 올해도 동양, STX 등 건설, 철강, 조선 중심의 중견 그룹들이 재무적 위기에 처했다. 장기 업황부진, 무리한 차입 및 비도덕적 경영, M&A에 따른 재무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이 가운데 동양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동양증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볍정관리에 들어갔으며, 동양증권의 M&A를 위해 매각주관사를 선정중이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동양증권의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과 회사채 판매 과정에서 △고위험상품임에도 상품 위험등급에 대한 설명을 누락 △동양 계열사가 자본잠식·투기등급임에도 관련사항에 대한 설명을 누락 △원금 보장이 되지 않음에도 원금보장이 되는 것으로 안내 △ 고위험상품을 안정형상품으로 안내 등 일부불완전판매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원에서 개별투자자의 손해액이 확정되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불완전판매 배상비율을 결정할 계획이다.
파생상품 주문사고도 파생시장 강국인 우리증시의 체면을 구겼다. KB투자증권은 지난 1월 위탁자인 홍콩계 운용사가 DAM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로직오류가 발생, 약 11만계약의 대량주문이 전송됐다. 다음날 KB투자증권이 대량주문에 대한 증거금 3000억원을 대납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2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6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KTB투자증권이 지난 6월 급락장에서 7000계약 이상 선물 매수주문을 내면서 지수선물근월물 가격이 약 5p 넘게 급등했다. 다시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오며 KTB투자증권은 이 주문실수로 11억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한맥투자증권은 한번의 주문 실수로 파산에 직면했다. 시스템트레이딩 지수옵션주문의 실수로 주문이 꺼꾸로 발동하며 최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서 일부 옵션종목을 구입하고 훨씬 낮은 가격에서 매도주문을 냈다. 한번의 주문오류로 발생한 손실액은 약 463억원. 이날 최종결제시한인 오후 4시 결제대금전액을 납입하지 못해 사실상 파산에 직면했다. 거래소는 약 4000억원의 손해배상공동기금을 활용해 부족분을 일단 대신 결제했으며, 이 미결제금액에 대해서는 한맥투자증권측에 구상권을 청구했다.
◇ 코넥스 성공적 안착, 규제완화로 업계재편 유도
주수입원인 거래대금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지난 2011년 이후 연속 3년간 거래대금 및 거래량이 감소했다. 최근 12월 일평균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기준)은 4조원으로 추락했다.
거래대금침체로 주수입원이 직격탄을 맞으며 증권사의 순익은 1년만에 1조7014억원에서 9286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 영향으로 증권사간 M&A, 지점 통폐합,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혹독한 보릿고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규제강화에서 완화로 정책기조가 달라진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먼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 시장이 지난 7월 1일 개장했다. 성장가능성은 큰 반면 기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에는 규모 등이 작은 창업 초반 중소·벤처기업들이 대상으로 개장 초 21개 기업으로 시작하여 13년말 현재(12.26일 현재) 45개 기업이 상장했다.
특히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관사격인 지정자문인을 11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 IPO시장에서 코넥스가 신수익원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업 핵심경쟁력강화방안을 발표하며 선택과 집중원칙으로 증권업 시장재편을 유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인가부터 사모펀드활성화, M&A인센티브부여 등 전방위적인 규제완화를 단행, 한국형 대형IB 모델이 성공할지도 주목된다.
〈 증권업종 재무실적 추이 〉
(단위 : 억원, %)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