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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쟁력을 높여야 할 또 다른 이유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1-03 18:49

성균관대 경제학 이재웅 명예교수

은행 경쟁력을 높여야 할 또 다른 이유
제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차같은 글로벌 기업이 있는데 금융산업엔 없어

선진화를 위해선 국내외 생산적 투자를 지원할 글로벌은행으로 발돋음 해야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금융산업이 낙후되어 있다. 그들은 높은 저축률을 자랑하지만 금융산업은 경쟁력이 낮다. 한국의 금융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도 과거에는 높은 저축률을 자랑했다. 한국이 높은 저축률을 유지했던 주요 이유는 젊고 근면하며 생산성이 높은 노동력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장래를 위해서 부지런히 저축했다. 이 같이 저축한 자금은 주로 뉴욕, 런던 등 주요 국제금융 센터에 예치되었다. 다시 말해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의 주요 글로벌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고 선진국 은행들은 그 자금으로 세계 각국의 생산적인 투자사업에 대출해왔다.

왜 이 같은 금융중개 기능의 분업화 현상이 생겼을까? 아시아 은행들은 위험관리 능력이 취약해서 국내 자금으로 해외투자는 커녕 국내투자를 선별하고 대출할 능력도 부족하다. 반면에 선진국 은행들은 위험관리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아시아 은행들은 저축하고 선진국 은행들은 투자하는 금융중개 기능의 분업화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돈은 선진국 은행에 맡겨 놓고 그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형국이다. 한국에는 생산적인 사업을 선별하고 투자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 은행들의 위험관리가 낙후되고 대출능력이 취약한 것이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의 하나의 원인이었다. 그런가하면 아시아 특히 중국의 과잉저축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시아의 과잉저축이 세계의 금리를 낮추고 금리하락이 미국의 저(低)신용 차입자에게 무절제하게 부동산 대출을 쏟아낸 것이 선진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근래에 한국의 저축률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우리는 더 이상 80년대, 90년대의 높은 저축률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은 ‘저축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 국내 저축률이 줄어든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더 많은 외국자금을 유치해야 하며 국내 금융시장도 효율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 은행도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고 대출능력을 키워야 한다.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사회는 일반적으로 제조업 부문이 경쟁력을 갖는 반면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 한편 고령화 사회는 저축이 줄어드는 만큼 경제성장이 침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이 발전해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키워냈다.

그러나 금융산업에는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은행이 없다. 이제 한국도 선진국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글로벌 은행이 있어야 한다. 2000년대 초부터 정부는 한국 금융시장을 보다 글로벌화하고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주요 금융허브(international financial hub)로 만든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기 위해서 폭넓은 금융개혁,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고 글로벌 은행들을 국내로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지지부진했고 국제금융허브로서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등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은행들도 상당수가 한국을 떠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를 추진하겠다던 정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최근에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정책은 접은 것 같다. 그 대신 정책당국은 우리 은행들이 해외로 적극진출해서 외국은행들과 경쟁하고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국내은행들의 저조한 국제금융 활동은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서든 우리 은행들이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든 정부는 광범위한 규제완화와 금융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국내외 금융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의 당면과제는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다양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산업이 단순히 기존의 산업 및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새로운 기업, 새로운 산업, 새로운 시장을 육성 지원해야 한다. 우리 은행도 국내저축 뿐 아니라 외국자본을 포함해서 자금을 국내외의 생산적 투자에 대출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글로벌 은행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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