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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즉시연금’ 역풍 몰려온다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8-15 23:05

‘책임준비금’ 전년比 70% 급증…당기순익 하락
금리역마진·RBC비율 하락 대비 보험사 부담 점증

생보업계, ‘즉시연금’ 역풍 몰려온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세제개편 이슈로 가입자가 폭증했던 즉시연금 역풍이 생보업계에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즉시연금으로 인해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음에도 가입한 다음달부터 보험금을 지급해야하는 즉시연금의 특성상 책임준비금 전입액이 높아 실제 수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금리리스크나 RBC하락에만 영향을 미쳐 보험사들의 부담만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은 줄었다

15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 생보업계가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115조3086억원으로 전년대비 26조7207억원, 30.2%가 증가했다. 이중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조원 가량으로, 증가한 보험료의 90% 이상이 즉시연금 가입 폭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입보험료 증가에 따른 보험수익도 FY2011 14조356억원에서 FY2012 31조4962억원으로 124.4%나 늘었다. 지급보험금이나 사업비가 전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입보험료 증가에 따른 보험수지차가 크게 높아진데 기인한 것. 그러나 이처럼 매출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준비금 전입액의 증가로 인해 당기순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연금은 목돈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형태의 연금상품으로, 가입한 다음달부터 공시이율에 맞춰 보험사가 연금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보장성 월납 보험상품에 비해 책임준비금을 훨씬 더 많이 쌓아야만 한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험료 중 일정금액을 적립해 놓아야 하는 금액으로, 손익계산시 보험수익, 투자수익, 영업외 수익 등에서 제외돼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책임준비금 전입액이 커질수록 보험사의 당기순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FY2012 생보업계 전체 수익중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50조2158억원으로 FY2011 29조4509억원 대비 70.5%가 늘었다. 보험수익은 17조4606억원 늘었으나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20조7649억원 늘어, FY2012 생보업계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5.4%(1818억원) 감소한 3조2003억원에 그쳤다.

◇ 저금리·저성장·금리리스크 악순환 고리

약속한 이율의 보험금을 다시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하는 저축성보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자산운용수익률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 보험사의 금리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실상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이 아닌데다, 단기간에 볼륨을 키울 순 있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역마진이나 RBC하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보험사들도 판매 급증이 달갑지 않았다”며, “때문에 중소형사들의 경우 일찍부터 판매를 중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보험료가 크게 늘었다고 해도 그 자금을 투입해 수익을 낼만한 적당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금리리스크만 높이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역마진 위험을 피하기 위해 조금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위험자산에 투자할 RBC가 낮아져 자본 확충 부담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산운용수익을 올릴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역마진을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 쪽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 생보업계의 총 자산이 569조8363억원으로 전년대비 14.8% 증가함에 따라 운용자산이 늘어 이차역마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위험자산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3월말 기준 생보사들의 자산구성비율 중 유가증권 비율은 전년 대비 19.5% 늘어 전체의 58.6%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생보사의 위험가중자산 비율은 35.83%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보험사들의 행보에 대해 금융시장 불안시 자산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강화되는 RBC 규제…보험사 부담 점증

이 같은 요인들은 보험사의 RBC비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즉시연금 판매자체가 RBC 수치를 떨어트리는 것은 아니지만, 운용자산 수익률로 금리역마진을 커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리스크로 인한 간접적 인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이 들어오면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고 안정성만 너무 고려할 경우 역마진 위험을 피할 수 없다”며, “때문에 다소 위험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게 되고 이는 곧 RBC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RBC 규제 완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RBC제도 신뢰수준 상승, 연결기준 RBC 적용 등 RBC규제 강화에 따라 RBC비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당국에서 일부 완화해준 부분이 있지만 이는 거의 미미해 현실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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