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해서 벌어들인 이자와 비이자수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본원적 이익인 충당금적립전 손익은 올 상반기 9조 3000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1년 상반기 17조 7000억원에서 무려 47.46% 줄어든 것이어서 이것부터가 반토막이다.
더욱이 충당금을 비롯한 대손비용과 영업외손실을 반영한 뒤 세금마저 내고 난 당기 순손익 기준으로는 2011년 10조원이던 것이 지난해 5조 5000억원으로, 올해는 다시 2조 9000억원으로 줄었다.
순익 기준으로는 두 해 연속 반토막 참변이 거듭된 셈이다.
근대화 이후 처음으로 저성장-저금리 경제 구간에 접어든 타격이 예상을 뛰어 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영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은 2011년 19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엔 딱 1000억원 줄었을 뿐이지만 올해는 17조 5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최수현 원장의 수익기반 확대 모색 방안 가운데 수수료 현실화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은 은행 이익구조엔 별반 핵심사안이 아니었음도 드러났다.
비이자이익 가운데 수수료이익은 2011년 2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와 올해엔 2조 3000억원 안팎으로 고작 2000억원 줄었을 뿐이다.
비이자이익 감소는 주로 유가증권관련 이익과 외환파생관련 이익이 크게 줄어든데다 기타 이익 손실에서 기인한다.
수수료이익이 2000억원 줄었을 뿐인데 비이자이익은 2011년 7조 1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 2000억원으로 올해는 1조 7000억원으로 곤두박질 했다.
여기다 순이익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충당금 전입 규모 또한 2011년 3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 8000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엔 5조 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충당금과 대손준비금, 그리고 대출채권매각손익을 합한 대손비용은 2011년 4조 200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와 올해는 5조 4000억원으로 한 단계 올라 서 버렸다.
대손준비금을 크게 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은행 대손비용 수준은 충당금 전입액 증가율 30.10% 정도 만큼 불어 나 있는 것으로 분석해도 무방할 전망이다.
저성장-저금리 와중에 순이자마진은 2009년 2분기 때를 빼면 올해 2분기가 지난 10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인 1.88%로 떨어졌다.
특히 이 모든 악조건, 즉 벌이는 줄어들고 나갈 돈은 늘어나는 바람에 국내은행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카드대란이 터져 나왔던 지난 2003년과 글로벌금융위기 충격파에 휩싸였던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0.31%를 기록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