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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우선순위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8-02 14:13 최종수정 : 2013-08-06 09:45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에 대한 하버드대 교수들의 제언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센터장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규제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설립도 그 중 빼놓을 수 없겠지요.

CFPB는 원래 독립기관(Agency)으로 만들려다가 연방준비위원회 산하 ‘국’(Bureau)으로 되었고, CFPB의 설립에 주춧돌이었던 전 하버드법대 워렌(Elizabeth Warren) 교수가 공화당의 반대로 결국 초대 국장에 취임하지 못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설립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바로 어제인 7월 17일에 초대 국장 코드레이(Richard Cordray)의 재선임이 확정되었습니다.

코드레이가 2011년 7월에 CFPB 초대 국장으로 지명된 후에 하버드대 교수 4명이 CFPB에 초대 국장이 취임한 것을 축하하면서 CFPB의 향후 활동에 대한 제언을 담은 공개서한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1년 7-8월호에 게재했습니다. 공개서한을 보낸 4명의 교수들은 하버드대 캄벨(John Y. Cambell) 교수, 하버드법대 잭슨(Howell E. Jackson) 교수, 하버드 케네디 정책대학원 매드리안(Brigitte C. Madrian) 교수, 그리고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장인 투파노(Peter Tufano) 교수인데 투파노 교수는 이전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였답니다. 제언은 크게 다섯 가지인데,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제언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매기기입니다. ‘원칙’(principles), ‘사람들’(people), ‘정치’(politics), ‘애착이 가는 업무’(pet projects) 등 4개의 “P”중에서 ‘원칙’과 ‘사람들’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합니다. ‘정치’에 우선순위를 두기 쉬운데 그 경우 자칫 CFPB가 포획당할 염려가 있으며, CFPB 직원들이 흥미를 느끼는 업무에 집중하는 경우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를 곁들였습니다.

두 번째 제언은 ‘원칙’을 정하기인데, 구체적으로 규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첫째는 시장실패입니다. 둘째는 금융소비자 간 불공정한 결과입니다. 어리숙한 금융소비자들이 노련한 금융소비자들을 오히려 실질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표를 제때 결제하지 않아 비싼 이월수수료를 지불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에 수표를 제때 결제하는 노련한 금융소비자들이 수표를 공짜로 발행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 이유는 금융상품이 본질적으로 복잡한 반면에 많은 사람들의 금융역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이 너무나 쉽게 정직하지 못한 금융업자나 사기적인 시장 관행에 희생물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제언은 먼저 해결해야 할 업무를 찾기 위해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라‘인데, 사람들에는 금융소비자들만이 아니라 금융업자들도 포함됩니다. 아울러, 시장의 문제점들을 찾아낼 수 있는 간단한 방법 여덟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피해 예상 금액이 큰 문제”를 찾으랍니다. CFPB의 예산이 1년에 약 4억 달러(약 4,504억 원)이나 되지만 상당히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 이런 큰 문제들부터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둘째, “금융소비자들의 혼동”을 찾으랍니다. 금융소비자들은 흔히 금융상품의 조건을 잘 모르며 자기들이 이용하는 금융전문가들이 어디서 어떻게 보상받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답니다. 셋째, “금융소비자들의 후회”를 찾으랍니다.

주택저당대출이나 퇴직저축 같은 금융상품은 금융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고, 그 성과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야 밝혀지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이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금융소비자들의 어리석음”을 찾으랍니다. 많은 가정에서 비상금을 준비하지 않다 보니 예상치 못한 재무적 어려움이 닥치면 값비싼 단기 대출을 쓰게 되고, 또한 교육수준이 낮은 가정들이 기존의 주택저당대출을 이자율이 매우 낮은 신규대출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도 그냥 넘어간다고 합니다. 다섯째, “어수룩한 금융소비자”를 찾으랍니다. 당좌대월 수수료가 높은 것은 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이용료만 저렴한 당좌계좌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나, 신용카드의 이용료가 오를 때 그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신용카드로 돈을 차입하는 금융소비자들이 금융회사들에게 큰 이익을 넘겨줍니다. 여섯째, “터무니없는 가격”을 찾으랍니다. 동질적 상품들의 가격이 다른 경우, 특히 경쟁적인 시장에서도 남달리 비싼 금융상품이 계속 존재한다면 금융소비자들이 자기들이 구입하는 상품을 잘 모른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답니다. 일곱째, “금융상품의 이름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유사한 상품들이 명칭만 달리해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덟째, “금융 시장에 대한 기회를 모색하라”로, 전 세계에서 시행되는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국의 명칭 중 protection을 promotion으로 바꾸어서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하는 기관에서 더 나아가 금융소비자들의 이익을 제고하는 기관으로 만들라는 내용이 이채롭습니다. 금융소비자들이 더 나은 금융의사결정을 하고 금융회사들이 더 매력적인 소비자금융상품을 설계하도록 지원하라는 것입니다.

네 번째 제언은 적절한 정책 대응을 선택하기입니다. 금융소비자에 대한 교육 실시나 자문 제공, 기업들의 정보공시 의무, 대부분의 금융소비자에게 적정한 표준 조건 선정, 불공정하고 사기적인 관행의 금지 등 CFPB가 행사할 수 있는 여러 정책 수단 중에서 어떤 것을 얼마나 이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논의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2차원적인 방법을 권고합니다. 한쪽 축은 “금융소비자들의 선호가 얼마나 다른가”이고 다른 축은 “금융소비자들이 얼마나 노련한가”입니다. 선불카드와 같이 선호가 동일하고 금융소비자들의 노련함이 떨어지는 경우 강력한 수단을 사용하게 되고, 헤지펀드와 같이 선호가 다르고 노련함이 높은 경우 약한 정책 대응으로 충분하게 됩니다.

마지막 제언은 새로 설립된 기관인 CFPB의 운영에 대한 것인데, 첫째, 자료와 독립성이 확보된 분위기에서 분석에 집중하기입니다. CFPB 내부 연구자들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발언권이 있어야 하고, 연구결과를 외부에 배포해서 외부 연구자들도 협조세력으로 만들라고 합니다. 둘째, 신설기관인 만큼 때로는 실수도 두려워하지 말기입니다. 실수를 감추지 말고 공개적으로 해결해야 조직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지표를 신중하게 선정하기입니다. 주택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주택소유율을 사용하다 보니 주택소유율을 무작정 끌어 올리는 정책이 추진되었고 결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통해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왔답니다. 금융소비자보호 수준의 지표로 개인파산율을 사용하자는 주장이 있으나, 개인파산율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는 지나치게 높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복지에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답니다. 교수들은 앞에서 제안한 문제의 발견 방법을 이용해서 개선여부도 확인하라고 권고합니다.

하버드대 교수들의 제언을 우리도 참고해볼만한 하지 않을까요?



관리자 기자 adm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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