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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이 여름을 보내는 법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7-08 07:56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상담원: “행복을 드리는 LG유플러스 상담사 O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 “엉?”

상담원: “네 여기는 LG유플러스인데요, 고객님.”

고객: “불났어요?”

상담원: “LG유플러스요, 고객님.”

고객: “LG가 불났다고?”

상담원: “고객센터예요, 고객님.”

고객: “목욕탕?”

상담원: “목욕탕이 아니고요 고객님, 고객센터요.”

고객: “목욕센터에 불났다구요?”

◇ 풍경 1

지난 5월 7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LG 불났어요?’란 제목의 이 동영상은 며칠 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줬습니다.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계속 퍼져나가면서 길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그것을 보고 들으며 미친 사람처럼 혼자 낄낄낄 웃는 모습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아마 당신도 봤을 겁니다. 할머니로 추정되는 이가 다른 곳에 전화를 걸려다 우연히 LG유플러스의 고객센터와 연결되면서 ‘사연’이 시작됩니다. 남성 전화상담원과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은 여성과의 전화는 위와 같이 계속됩니다. 저런 식 대화가 3분 가까이 지속되다가 고객이 전화를 끊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그 전화통화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서 저는 그 상담원의 인내에 감탄했습니다. 짜증이 나고도 남을 상황이지만 상담원은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끝까지 ‘고객님’을 외치고 친절함을 잃지 않습니다.

그 감동의 주인공은 입사한지 여섯 달 된 신입사원이라고 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그 사연은 많은 여파를 남겼습니다. 그 신입사원 한사람 때문에 LG유플러스가 크게 선전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업계에서 그 사례로 사원들을 교육시키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몇 번인가 반복해서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저는 얼굴도 모르는 그의 모습이 목소리에 오버랩 되며 즐거웠습니다. 그 신선함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습니다.

◇ 풍경 2

LG유플러스의 사연이 있고 며칠 후, 저의 어머니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슬픈 가운데도 마음 깊이 새겨진 감동이 있습니다. 장례지도사로부터 받은 강렬한 인상입니다. 인터넷에 ‘장례지도사’를 검색해보면 사람의 사체를 수습하는 장례지도사의 적나라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장례지도사 두 사람이 수고했습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였습니다. 혈육이라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을 그들은 정성을 다해서 염했습니다. 그것도 맨손으로 말입니다. 그 세심한 배려에 참관하던 가족들 모두가 감동받았습니다.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나고 약간의 여유가 있던 날, 저는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 그리고 직업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가 제게 들려준 이야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원래는 비닐장갑을 끼고 시신을 다룹니다. 그런데 맨손으로 하면 가족들이 훨씬 더 고마워하고 좋아합니다. 고객이 좋아하시기에 우리는 맨손으로 모십니다. 물론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을 도와드린다는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합니다. 나중에 유족들로부터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달 받을 때는 정말 큰 보람과 의미를 느낍니다.” 아! 직업의 세계, 삶의 모습이 이토록 다양한 것을….

◇ 풍경 3

원자력 발전소 부품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사람들이 붙잡혔습니다. 위조된 성적서로 통과된 불량 제어 케이블을 사용한 원전이 가동을 멈췄습니다. 전력 공급의 30%를 담당하는 원전 23기 가운데 무려 10기가 멈춰섰다는군요. 그래서 지금 전국이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더위로 끓어오르고 분노로 끓어오릅니다. 대통령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했고, 총리는 “천인공노할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했습니다. 아직 삼복이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 전력경고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깝깝해집니다.

엊그제 강의 도중에 수강생 한사람이 제게 물었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가장 다행으로 생각할 사람이 누군지 아시냐?”고. 뜬금없는 질문에 머뭇거리자 그가 스스로 답을 냈습니다. “원전 비리자”라고. 왜 그러냐니까, “그들이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어떻게 됐을 것 같냐”고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되묻습니다. 그 결론은 너무 험악해서 상상에 맡깁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입니다. 무더위 속에 휴가가 이어질 것입니다. 이래저래 엄청 뜨거울 올 여름에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지만, 이상의 3가지 이야기를 통해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생각하는 뜻 깊은 여름이기를 기대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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