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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환보유액 적정한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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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7-03 21:56 최종수정 : 2013-07-03 23:07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한국의 외환보유액 적정한가
외환보유 3281억불은 4100억 총외채 중 단기외채 1222억의 2.7배 수준

외환보유액 늘리는 것과 각종 규제로 대처하는 비용효율 양면의 검토 필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전인 2009년 말쯤. 당시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2,7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외환보유액이 적정수준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KDI는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 총액의 1.3~1.6배 정도가 적정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상환기간이 1년 미만인 단기 외채에 대한 상환 압박이 커지는 만큼 단기 외채 총액에다 여유자금을 합친 금액이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만기 1년 이내 외채뿐 아니라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의 30%와 최근 3개월 동안의 수입액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외환으로 갖고 있어야 안전하다고 한다.

지난 5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281억 달러이며 단기외채는 1222억 달러 그리고 총외채는 4,101억 달러가량 되었다. KDI 기준으로 보면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은 과다한 셈이다. 그러나 보다 보수적인 민간연구소들에 따르면 아직도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환보유액은 너무 많으면 인플레와 자산 버블 위험이 있다. 반면에 부족하면 외화자금 경색 및 디폴트가 우려된다. 외환보유액의 적정 규모는 외국자금이 얼마나 많이 국내로 들어왔다가 위기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느냐에 달렸다.

자본통제 아래서는 외환보유고가 비교적 적더라도 어느 정도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금융 시스템의 위험을 줄이는 방안으로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투기를 억제하려는 소위 ‘토빈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환투기나 자본도피는 줄어들 것이다. 그밖에도 자본통제, 금융규제, 감독 등 자본이동을 억제하는 조치들은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들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해서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를 실시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돈을 찍어내서 자국통화 가치를 떨어트리고 대외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수출을 확대하고 경기침체를 벗어나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무엇보다 외국자금 유입이 급등하고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 환율을 안정시키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응해서 우리도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뿐 만 아니라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대책이라고 하겠다.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 노력은 그 자체가 원화의 급격한 절상을 억제하고 경기침체도 완화할 것이다.

최근 외국자본 유입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것도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무관하지 않다. 미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국내 자금이 대거 유출될 우려가 있다. 그럴 경우 원화가치가 폭락하고 유동성위기가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선진국 양적완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적정 규모의 외환보유액은 필요하다.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작년 이후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외국인의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 등 대책을 마련해왔다. 대외채무 급증을 막기 위해 외화유동성 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이다.

자본통제와 관련해서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넘으면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에 대비하는 통제수단을 새로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브라질이 2009년 이후 자국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6%의 토빈세를 매겨왔으나 최근에 폐지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도 독자적으로 자본 이동을 막기는 어렵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기 때문에 자본통제나 토빈세를 도입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자본이동을 위축시키는 규제, 감독조치가 강화되기 때문에 과도한 외환보유액이 필요치 않은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외환보유고가 적정 규모인지를 판정하는 것도 적정수준의 외환을 보유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자본통제나 토빈세 및 각종 금융규제, 감독을 줄이고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것과 외환보유액을 줄이고 각종규제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비용효율 면에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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