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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중심지 정책 부활해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03 07:07

한국금융연수원 이장영 원장

국제금융중심지 정책 부활해야
금융허브 경쟁은 격화되는데, 기회는 놓치고 후발 지역 추월마저 걱정돼

국제금융 중심지 정책은 신규 고용창출을 위해서도 국정 과제로 삼아야

지난 5월 15일 싱가포르는 기존 금융센터의 2배 규모인 마리나 베이 금융센터(MBFC)를 개관하였다. 2003년 당시에도 이미 금융허브로서 입지가 탄탄했던 싱가포르가 금융인프라 확충 계획을 수립하여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기사에서 세계 최고 프라이빗 뱅킹 허브로서의 지위가 스위스에서 싱가포르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하는 등 최근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싱가포르의 발전은 괄목할 만하다. 이에 질세라 전통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인 홍콩의 경우 지난해 홍콩증권거래소가 세계 최대 금속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LME)를 인수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위안화 선물거래를 시작하는 등 위안화 허브 경쟁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근년 들어서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따라잡기 위하여 중국, 호주, 일본이 추격을 시작함으로써 금융허브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정부는 지난 2003년 12월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2020년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에 맞추어 국제금융중심지 조성 지원을 위한 세부과제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성과를 살펴보면 아쉽기 그지없다. 해외 유수 금융회사의 지역본부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은 그 성과가 지지부진하며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특화된 금융허브의 구축 또한 요원하기만 하다. 2009년 금융위원회가 서울과 부산 두 곳을 금융중심지로 선정하여 글로벌 금융타운으로 발전시키기로 하였지만 지난해 완공한 서울국제금융센터의 경우 공실률이 70%에 달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범 예정인 부산국제금융센터 역시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노무현정부 시기에 한국투자공사 설립,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법률 제정 등 한국이 국제금융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가시적 성과가 크게 미흡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추진력이 크게 약화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금융개혁보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실물경제에 정책의 우선순위가 두어짐에 따라 국제금융중심지 정책은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져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으며 그 의지가 아직 유효한지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또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금융혁신보다는 금융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는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등이 이슈로 부각된 데도 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금융허브 경쟁에서 홍콩과 싱가포르에 크게 뒤처졌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약해진 북미 및 유럽의 금융중심지를 따라잡을 기회도 놓친 것이다. 심지어 후발주자인 중국 상해의 추월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현재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가 언급한 바와 같이 금융허브 조성과 같은 강력한 금융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법률, 회계서비스 등 관련 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강할수록 실물경제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의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사실 제조업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중국 등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증하고 있다.

최근 서울파이낸셜 포럼은 ‘한국의 미래와 금융개혁’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이 홍콩이나 싱가포르 수준의 국제금융중심지가 될 경우 외환매매 및 중개, 기금 운용, 국제 채권 발행 및 인수업무 등이 증대됨으로써 금융 및 관련 서비스업 부문에서 약 45만개∼60만개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성장 둔화와 이로 인한 실업 증가 및 분배 악화 등 현재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은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크게 완화될 수 있다.

그런 만큼 그동안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없었던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은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금융중심지 정책이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의 하나로 선정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아울러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여 그 실행 여부를 꼼꼼히 챙겨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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