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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 착상전환·재발견 움터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29 22:00 최종수정 : 2013-05-30 18:13

금융사도 감독업무 소비자…최수현 원장 ‘보호강화’
금융시장·경제성장 원천인데 정책순위 아직도 뒷전
“가격규제 따른 금융기관 희생, 소비자보호와 무관”

금융소비자보호 착상전환·재발견 움터
금융감독체계개편을 논의하는 TF가 논의에 심도를 더하며 여러 가지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방안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논의 향방과 무관하게 금융소비자보호 정책과 관련한 착상전환의 단초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모색의 실마리를 주는 실천적 노력과 대안논리가 제시되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연구원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원장의 지적처럼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 ‘쌍봉형’으로 가건 아니건 궁극적으로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발전과 함께 가는 소비자보호 체계마련이 중요”한 만큼 논의를 더욱 거듭하면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짙은 상황이다.

◇ 보험 민원감축 이어 금융사 검사 개선 이끄는 금감원장

소비자보호 실효성 극대화에 감독당국의 정책적 노력이 차지하는 위상이 가벼울 리 없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를 접점으로 하는 일반 금융소비자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최근에는 감독기구 검사업무의 소비자 격인 금융회사들로선 획기적 변화를 안겨줄 정도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일반 금융소비자와 관련, 최 원장이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보험민원 감축노력이다.

최 원장은 3월 중순 취임 때부터 금감원에 접수되는 민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보험 민원 감축을 필두로 민원발생 현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면서 금융사 스스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보험 민원의 경우 부원장 시절 보험부문 감독업무를 이끌었던 경험과 일본 보험사들의 민원감축 사례를 거울 삼아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는 중이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민원에 경영진이 관심을 기울이는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금감원에게는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인 관계라는 사실을 최 원장 스스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감독업무 선진화 정책이 결국 검사업무를 접점으로 한 금융회사와 감독기구 간의 관계재정립을 예고하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마련된 외국계 금융사 대상 업무설명회 자리에서 “검사 후 충분한 소명기회 부족 등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재심의 때 자기 변론의 기회를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 후 제재가 확정될 때까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사결과 처리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내용도 적극 알렸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의 검사 프로세스 개선 방침은 제도 또는 규정을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묵은 관행과 문화의 현대화, 수검 기관에 발휘할 검사권의 영향력 극대화를 노린 깊은 수순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원장은 금융회사에 검사 현장에서 호통을 치는 등 외형적 강압을 위주로 하는 검사관행을 바로잡는 것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통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가운데 위법 위규 사실을 적확히 포착하고 그 잘못을 명확히 객관화하는 것 만으로 금융회사 건전성과 영업행위의 소비자 친화성이담보될 것이라는 소신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원장의 검사 관행과 프로세스 개선은 2차적으로 금융회사의 소비자 친화 경영 및 영업을 독려하는 연관 고리까지 끼고 있는 셈이다.

◇ “금융사 근원적 역할은 양질의 금융중개” 성찰로 정책 전환 디딤돌

29일 금융소비자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마련한 정책심포지엄은 금융소비자보호의 본질적 성찰에 바탕을 둔 정책심화 방향을 제안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명지대 빈기범 교수(경제학)가 크게 두 가치 축의 소비자보호영역을 설정하는 부분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한쪽으로는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중개 서비스의 품질과 거래계약의 정당한 이행 여부를 큰 축으로 하고 다른 쪽으로 소비자가 금융기관에 지불하는 대가의 적정성이 주요영역이라는 문제설정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적은비용으로 양질의 금융중개서비스를 생산해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금융기관의 부가가치 창출이고 근원적 역할”이라는 판단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달라진다. 빈 교수는 “금융회사가 대출이나 투자를 잘 해서 높은 수익을 꾀하는 것을 칭찬하거나 근본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지적하는 가 하면 “금융소비자의 희생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꾀한다면 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소비자보호 영역의 근간을 탄탄히 하고 범위를 본질적으로 확장시켰다. 나아가 “금융중개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주는 관계라는 점에서 사전적 가격규제로 인해 금융기관과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어 주는 공급자를 희생시키는 것” 역시 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자금중개를 가운데 놓고 볼 때 공급 쪽에서 소비자도 있고 수요 쪽 소비자도 있는 법인데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을 ‘갑’으로 상정하고 공급측면인지 수요측면인지 가리지 않고 소비자보호라는 형식만 논하느라 명쾌하지 못했던 정책의 체계를 바로잡는데 진일보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날 심포지엄 현장에서 금융소비자보호란 △금융회사의 자금중개 서비스 역량 제고 △금융거래의 공정성과 신의성실 원칙 관철 △금융시장 발전 및 금융산업 심화 등의 사회적 과제간의 충돌이나 희생을 낳지 않고도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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